2022년 10월 11일 화요일

[녹]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또는
[백] 성 요한 23세 교황

입당송 시편 130(129),3-4 참조

주님, 당신이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주님, 감당할 자 누구이리까? 이스라엘의 하느님, 당신은 용서하는 분이시옵니다.

본기도 

주님,
주님의 넘치는 은총으로 언제나 저희와 함께하시어
저희가 끊임없이 좋은 일을 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할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갈라티아서 말씀입니다.
5,1-6
형제 여러분, 1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려고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그러니 굳건히 서서 다시는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
2 자, 나 바오로가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할례를 받는다면
그리스도는 여러분에게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3 할례를 받는 모든 사람에게 내가 다시 분명히 말합니다.
그들은 율법 전체를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4 율법으로 의롭게 되려는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와 인연이 끊겼습니다.
여러분은 은총에서 떨어져 나갔습니다.
5 그러나 우리는 성령을 통하여 믿음으로 의로워지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6 사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는
할례를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19(118),41.43.44.45.47.48(◎ 41 참조)

◎ 주님, 당신 자애가 저에게 이르게 하소서.
○ 주님, 당신 자애, 당신 구원이,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르게 하소서. ◎
○ 당신 법규에 희망을 두오니, 진리의 말씀을 제 입에서 결코 거두지 마소서. ◎
○ 저는 언제나 당신의 가르침을, 길이길이 지키오리다. ◎
○ 당신 규정을 따르기에, 저는 넓은 곳을 걸으오리다. ◎
○ 저는 당신 계명으로 기꺼워하고, 그 계명을 사랑하나이다. ◎
○ 사랑하는 당신 계명을 향해 두 손 쳐들고, 저는 당신 법령을 묵상하오리다. ◎

복음 환호송히브 4,12 참조

◎ 알렐루야.
○ 하느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낸다.
◎ 알렐루야.

복음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37-41
그때에 37 예수님께서 다 말씀하시자,
어떤 바리사이가 자기 집에서 식사하자고 그분을 초대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그 집에 들어가시어 자리에 앉으셨다.
38 그런데 그 바리사이는 예수님께서
식사 전에 먼저 손을 씻지 않으시는 것을 보고 놀랐다.
39 그러자 주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40 어리석은 자들아,
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들지 않으셨느냐?
41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신자들이 바치는 기도와 예물을 받아들이시고
이 정성된 제사로 저희가 천상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34(33),11

부자들도 궁색해져 굶주리게 되지만, 주님을 찾는 이에게는 좋은 것뿐이리라.
<또는>
1요한 3,2 참조
주님이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되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엄위하신 주님 앞에 엎드려 비오니
저희를 그리스도의 거룩한 살과 피로 기르시어
그 신성에 참여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뷔페에 가서 접시를 집으려고 하는데, 여러분 앞에 단 두 개의 접시만 놓여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하나는 접시 안쪽은 깨끗한데 바깥쪽이 더럽고, 다른 하나는 바깥쪽은 깨끗한데 안쪽이 더럽습니다. 여러분은 둘 중에 무엇을 고르시겠습니까? 음식을 담아야 하니 안쪽이 깨끗한 접시를 고르지 않겠습니까? 
사람도 겉보다 속이 깨끗한 사람이 진국입니다. 이를 잘 알면서도 우리는 내면을 가꾸기보다 남들 눈에 쉽게 띄는 겉모습에 더 신경을 쓰기도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겉과 속이 대비되는 바리사이들을 비판하십니다.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겉으로는 고상하고 청렴한 척해도, 속으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물을 축적하며 끝없이 탐욕을 부리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루카 복음에는, 같은 내용을 전하는 마태오 복음과 비교하였을 때 눈에 띄게 다른 구절이 있습니다. 마태오는 “잔 속을 깨끗이 하여라.”(23,26)라는 예수님의 명령으로 내면의 정결함을 직접 주문합니다. 반면에 루카는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11,41)라는 명령으로 이를 대체합니다. 갑자기 자선을 베풀라니 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예수님께서 탐욕이 가득한 인간의 속내를 비판하셨다면, 이 비판은 그런 탐욕으로 축적해 놓은 재산을 그냥 움켜쥐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쌓아 올린 부로 자선을 베푸는 것은 자신의 내면을 정화하는 탁월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재산을 지나치게 탐하는 마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움켜쥐고만 있으면 잔 속의 얼룩은 더 심해지고 뿌옇게 됩니다. 가진 것을 좀 더 의미 있게 사용하여 뿌옇게 얼룩진 잔 속을 깨끗이 닦아 내도록 합시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