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27일 일요일

[자] 대림 제1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대림 제1주일입니다. 전례력으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오늘, 교회는 마지막 때에 대하여 묵상하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세상이 끝나면 그것으로 우리 모두가 멸망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오시는 주님에게서 구원을 얻습니다. 대림 시기를 시작하며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늘 깨어 있도록 합시다.

입당송 시편 25(24),1-3 참조

하느님, 당신께 제 영혼 들어 올리나이다. 저의 하느님, 당신께 저를 맡기오니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소서. 원수들이 저를 보고 좋아라 날뛰지 못하게 하소서. 당신께 바라는 이는 아무도 수치를 당하지 않으리이다.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 마음을 이끄시어
저희가 이 세상에서 옳은 일을 하며
다시 오시는 그리스도를 맞이하게 하시고
마침내 하늘 나라에 들어가 그리스도 곁에서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주님께서 영원한 평화의 하느님 나라로 모든 민족들을 모아들이신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2,1-5
1 아모츠의 아들 이사야가 유다와 예루살렘에 관하여 환시로 받은 말씀.
2 세월이 흐른 뒤에 이러한 일이 이루어지리라.
주님의 집이 서 있는 산은 모든 산들 위에 굳게 세워지고
언덕들보다 높이 솟아오르리라.
모든 민족들이 그리로 밀려들고
3 수많은 백성들이 모여 오면서 말하리라.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
이는 시온에서 가르침이 나오고
예루살렘에서 주님의 말씀이 나오기 때문이다.
4 그분께서 민족들 사이에 재판관이 되시고
수많은 백성들 사이에 심판관이 되시리라.
그러면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
5 야곱 집안아,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22(121),1-2.4-5.6-7.8-9(◎ 1 참조)

◎ 기뻐하며 주님의 집으로 가리라.
○ “주님의 집에 가자!”할 때 나는 몹시 기뻤노라. 예루살렘아, 네 성문에 우리 발이 이미 서 있노라. ◎
○ 그리로 지파들이 올라가네. 주님의 지파들이 올라가네. 이스라엘의 법을 따라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네. 그곳에 심판의 왕좌, 다윗 집안의 왕좌가 놓여 있네. ◎
○ 예루살렘의 평화를 빌어라. “너를 사랑하는 이들은 평안하리라. 너의 성안에 평화가 있으리라. 너의 궁 안에 평안이 있으리라.” ◎
○ 나의 형제와 벗들을 위하여 비노라. “너에게 평화가 있기를!” 주 우리 하느님의 집을 위하여 너의 행복을 나는 기원하리라. ◎

제2독서

<우리의 구원이 더 가까워졌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13,11-14ㄱ
형제 여러분, 11 여러분은 지금이 어떤 때인지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 이미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처음 믿을 때보다 우리의 구원이 더 가까워졌기 때문입니다.
12 밤이 물러가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13 대낮에 행동하듯이, 품위 있게 살아갑시다.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 살지 맙시다.
14 그 대신에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시편 85(84),8

◎ 알렐루야.
○ 주님, 저희에게 당신 자애를 보여 주시고 당신 구원을 베풀어 주소서.
◎ 알렐루야.

복음

<너희는 준비하고 깨어 있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4,37-4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7 “노아 때처럼 사람의 아들의 재림도 그러할 것이다.
38 홍수 이전 시대에 사람들은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면서,
39 홍수가 닥쳐 모두 휩쓸어 갈 때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사람의 아들의 재림도 그러할 것이다.
40 그때에 두 사람이 들에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41 두 여자가 맷돌질을 하고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42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43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밤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깨어 있으면서 도둑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44 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류의 빛이신 주님, 대림 시기를 시작하는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고서, 깨끗한 마음으로 구세주를 기다리게 하소서.

2. 공직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정의의 주님, 이 땅의 공직자들을 이끌어 주시어, 업무 수행에서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모든 일에 공정하게 하시며, 특히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3. 예비 신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은총의 주님, 주님의 진리와 교회의 가르침을 배우며 믿음을 키워 가는 예비 신자들을 살펴 주시어, 교회 안에서 주님의 사랑을 느끼고 새 삶을 얻어 참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저희 지역 사회의 모든 이에게 강복하시어,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일들은 삼가고, 저마다 삶의 자리에서 기쁘고 즐겁게 살아가며 서로서로 힘이 되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저희에게 온갖 선물을 베풀어 주셨으니
그 가운데에서 저희가 모아 바치는 이 제물을 받아들이시고
현세에서 저희 믿음을 북돋아 주시어
후세에서 영원한 구원의 상급을 받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대림 감사송 1 : 그리스도의 두 차례 오심>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 비천한 인간으로 처음 오실 때에는
구약에 마련된 임무를 완수하시고
저희에게 영원한 구원의 길을 열어 주셨나이다.
그리고 빛나는 영광 중에 다시 오실 때에는
저희에게 반드시 상급을 주실 것이니
저희는 지금 깨어 그 약속을 기다리고 있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85(84),13

주님이 복을 베푸시어, 우리 땅이 열매를 내리라.

영성체 후 묵상 

예수님의 다시 오심은 멸망의 사건이 아니라 구원의 사건입니다. 세상의 생명이 다하는 날, 새 하늘과 새 땅을 이루시고자 오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받아 모신 성체는 영광 가운데 다시 오실 예수님을 참되게 만나도록 우리를 준비시키는 양식입니다. 성체야말로 우리에게 오시는 그분의 표징입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성찬에 참여한 저희가
덧없이 지나가는 현세를 살면서도
지금부터 천상 양식에 맛들여 영원한 것을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한겨울 매서운 추위에는 봄날의 햇살을 기다립니다. 한여름 숨막히는 더위에는 가을의 선선한 바람을 기다립니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에서 기다림을 경험합니다. 오늘은 전례력으로 새해 첫날인 대림 제1주일입니다. 교회 공동체는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실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것으로 이날을 시작합니다. 이 기다림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제1독서는 메시아 임금에 대한 기다림을 예언합니다. 그날에 하느님의 심판이 메시아 임금에게 전해질 것인데, 많은 백성 사이에서 전쟁이 끝나고 ‘평화의 도시’라는 뜻을 지닌 예루살렘으로 모두 모일 것입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그분의 길”,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라는 표현은, 신앙인이 삶 안에서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덕목으로 하느님의 말씀인 율법을 제시합니다. 한편 제2독서는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그리스도인의 삶에 관하여 이야기합니다. 지금은 구원이 가까워졌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은 잠에서 깨어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고 새로운 삶을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그분의 재림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복음에서는 사람의 아들의 재림이 갑작스럽게 닥칠 것이라고 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노아의 홍수 이야기, 들에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 맷돌질을 하던 두 여자의 이야기처럼 당신의 재림도 갑작스럽게 닥칠 것이니 늘 깨어 준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와 맺는 관계 안에서 자신의 신원과 정체성을 재확인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새로운 삶과 실천으로 늘 깨어 준비합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와 만남을 기다리는 축복받은 사람들입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아기 예수님을 기다립니까? 

(김상우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