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2월 03일 금요일
[녹] 연중 제4주간 금요일 또는
[홍] 성 블라시오 주교 순교자 또는
[백] 성 안스가리오 주교
입당송 시편 106(105),47
본기도
제1독서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이십니다.>13,1-8
화답송시편 27(26),1.3.5.8ㄷ-9(◎ 1ㄱ)
복음 환호송루카 8,15 참조
복음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6,14-29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31(30),17-18 참조
마태 5,3.5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는 세상의 사람 “헤로데”의 이름이 일곱 번, 하느님의 사람 “요한”의 이름이 일곱 번 거듭됩니다. 이는 마르코 복음사가가 이 두 이름을 일곱 번씩 드러냄으로써 두 삶을 철저히 대조하고 서로 맞서게 하려는 듯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로써 우리가 이 가운데 어떤 삶을 살지를 곱씹어 보라는 것 같습니다. 또 오늘 복음에는 체포, 감옥, 구금, 처형, 죽음, 무덤과 같은 표현이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예표하듯 등장합니다.
“아기야, 너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예언자라 불리고, 주님을 앞서 가 그분의 길을 준비하리니”(루카 1,76)라는 말씀대로 세례자 요한은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예수님에 앞서 하느님의 길을 걸어간 선구자였습니다. 어머니 엘리사벳의 태중에서부터 성모님의 태중에 계신 예수님을 반기며 기뻐하던 요한은(루카 1,44 참조), 예수님에 앞서 광야에 나가 하느님의 뜻을 찾고 그분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예수님처럼, 그리고 그분에 앞서 고통받는 ‘하느님의 종’으로(이사 53장 참조) 살아야 할 자신의 운명을 느끼고 받아들였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제자들이지만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마르 1,3)인 요한의 외침과 선구자다운 증언의 삶을 우리 삶에서 재현해야 합니다.
그 가운데서도 세례자 요한이 외친 회개의 삶을 기억하고 본받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에게서 죄를 씻고 악습을 끊어 내는 회개의 삶, 헛된 욕망을 정화하는 기도와 절제의 모범을 배울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처럼 진리를 상대화하고 복음의 가치를 희석시키며 세상의 정신에 따라 살아가기를 요구하는 이 세상에(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 강론 참조) 대하여 복음의 진리를 담대히 증언하는 그의 용기와 정의를 위한 희생을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세례자 요한에게서 참된 겸손을 배울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 늘 좋은 영감을 주었을 것이고 그분께 희망이 되어 주었을 테지만,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마르 1,7)라고 말하며 늘 스스로 낮추었습니다. 예수님을 잘 따르기 위하여 먼저 요한에게서 배웁시다. 그러고 나서 요한의 정신과 마음으로 예수님께서 가신 길을 걸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