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29일 목요일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베드로 사도는 이스라엘 갈릴래아 호수에 인접한 벳사이다 출신으로, 본디 이름은 시몬이다. 동생 안드레아와 함께 어부 생활을 하다가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이름을 베드로(반석)로 바꾸시고, 그를 사도단의 으뜸으로 세우셨다. 복음서에 소개되는 베드로 사도의 모습은 소박하고 단순하다. 예수님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라고 고백하여 칭찬받기도 하고, 예수님의 수난을 반대하다가 심한 꾸중을 듣기도 하였다. 로마교구의 첫 주교며 첫 교황이기도 한 베드로 사도는 67년 무렵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였다.
바오로 사도는 열두 제자와는 달리, 비교적 늦게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는 본디 그리스도교를 열성적으로 박해하던 사람이었다.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하려고 다마스쿠스로 가던 길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하고서 회심하여 그리스도의 사도가 되었다. 바오로 사도는 이방인들이 사는 여러 지역에 교회를 세웠으며, 그곳 공동체들에 보낸 많은 서간이 오늘날 『성경』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전승에 따르면, 67년 무렵 로마에서 참수되었다.
오늘 전례
오늘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입니다. 신앙 고백의 모범이 된 베드로와 신앙의 내용을 밝히 깨우쳐 준 바오로는, 교회의 기초를 놓아 준 사도들입니다. 우리도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를 본받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를 고백하고 증언합시다.
입당송
본기도
제1독서
<이제야 참으로 알았다. 주님께서 헤로데의 손에서 나를 빼내어 주셨다.>12,1-11
화답송시편 34(33),2-3.4-5.6-7.8-9(◎ 5ㄴ 참조)
제2독서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4,6-8.17-18
복음 환호송마태 16,18 참조
복음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16,13-19
예물 기도
감사송
<베드로와 바오로의 사명>영성체송 마태 16,16.18 참조
영성체 후 묵상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예수님의 물음에 여러분은 시몬 베드로처럼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까? 세상을 떠날 때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습니까?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28,19-20).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기신 말씀입니다.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는 이 사명을 수행하며 참으로 많은 시련을 겪어야 하였습니다. 감옥살이도 하였고, 매질도 당하였으며, 동족들에게서 모욕과 멸시를 받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명령에 뒤따르는 약속처럼 —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28,20). — 두 사도의 고된 여정에는 늘 주님의 손길이 머물고 있음을 오늘의 독서 말씀에서 알 수 있습니다. 제1독서에서 베드로 사도는 감옥에 갇혔다가 기적적으로 풀려난 일련의 사건이 주님의 구원 행위였음을 깨닫고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천사를 보내시어 헤로데의 손에서, 유다 백성이 바라던 그 모든 것에서 나를 빼내어 주셨다.”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도 복음을 선포하며 겪은 여러 위기의 순간에 늘 주님의 도우심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나는 사자의 입에서 구출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앞으로도 나를 모든 악행에서 구출하시고, 하늘에 있는 당신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구원해 주실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대축일을 지내며 복음 선포에 대한 두 성인의 열정과 헌신을 기억합니다. 그들이라고 왜 두렵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그들은 주님께서 온갖 두려움에서 구하시는 분이시며(시편 34[33],5 참조), 늘 당신의 일꾼과 함께 계시며 힘을 주시는 임마누엘이심을 굳게 믿었습니다. 그 믿음을 바탕으로 유다인들, 이방인들, 그리고 임금과 총독 앞에서 당당하게 예수님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로 고백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선교 활동을 벌여 온 그동안의 소회를 다음과 같이 전합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 우리도 이 세상에서의 여정을 마칠 때 바오로 사도처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러하도록 달려야 할 길을 달려갑시다.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하고 약속하신 임마누엘 예수님께서 우리가 달릴 그 길에 필요한 도움을 주시리라 굳게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