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7월 28일 금요일

[녹] 연중 제16주간 금요일

입당송 시편 54(53),6.8

보라, 하느님은 나를 도우시는 분, 주님은 내 생명을 떠받치는 분이시다. 저는 기꺼이 당신께 제물을 바치리이다. 주님, 좋으신 당신 이름 찬송하리이다.

본기도 

주님, 주님의 종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주님의 은총을 인자로이 더해 주시어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언제나 깨어 주님의 계명을 충실히 지키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다(요한 1,17).>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
20,1-17
그 무렵 주님께서 1 이 모든 말씀을 하셨다.
2 “나는 너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 낸 주 너의 하느님이다.
3 너에게는 나 말고 다른 신이 있어서는 안 된다.
4 너는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든, 아래로 땅 위에 있는 것이든,
땅 아래로 물속에 있는 것이든 그 모습을 본뜬 어떤 신상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
5 너는 그것들에게 경배하거나, 그것들을 섬기지 못한다.
주 너의 하느님인 나는 질투하는 하느님이다.
나를 미워하는 자들에게는 조상들의 죄악을 삼 대 사 대 자손들에게까지 갚는다.
6 그러나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이들에게는
천대에 이르기까지 자애를 베푼다.
7 주 너의 하느님의 이름을 부당하게 불러서는 안 된다.
주님은 자기 이름을 부당하게 부르는 자를 벌하지 않은 채 내버려두지 않는다.
8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라.
9 엿새 동안 일하면서 네 할 일을 다 하여라.
10 그러나 이렛날은 주 너의 하느님을 위한 안식일이다.
그날 너와 너의 아들과 딸, 너의 남종과 여종,
그리고 너의 집짐승과 네 동네에 사는 이방인은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
11 이는 주님이 엿새 동안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들고,
이렛날에는 쉬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주님이 안식일에 강복하고 그날을 거룩하게 한 것이다.
12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러면 너는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주는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
13 살인해서는 안 된다. 14 간음해서는 안 된다. 15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16 이웃에게 불리한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17 이웃의 집을 탐내서는 안 된다.
이웃의 아내나 남종이나 여종, 소나 나귀 할 것 없이
이웃의 소유는 무엇이든 탐내서는 안 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9(18),8.9.10.11(◎ 요한 6,68ㄷ)

◎ 주님, 당신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나이다.
○ 주님의 법은 완전하여 생기 돋우고, 주님의 가르침은 참되어 어리석음 깨우치네. ◎
○ 주님의 규정 올바르니 마음을 기쁘게 하고, 주님의 계명 밝으니 눈을 맑게 하네. ◎
○ 주님을 경외함 순수하니 영원히 이어지고, 주님의 법규들 진실하니 모두 의롭네. ◎
○ 금보다 순금보다 더욱 값지며, 꿀보다 참꿀보다 더욱 달다네. ◎

복음 환호송루카 8,15 참조

◎ 알렐루야.
○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하느님 말씀을 간직하여 인내로 열매를 맺는 사람들은 행복하여라!
◎ 알렐루야.

복음

<말씀을 듣고 깨닫는 사람은 열매를 맺는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18-23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8 “너희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새겨들어라.
19 누구든지 하늘 나라에 관한 말을 듣고 깨닫지 못하면,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아 간다.
길에 뿌려진 씨는 바로 그러한 사람이다.
20 돌밭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들으면 곧 기쁘게 받는다.
21 그러나 그 사람 안에 뿌리가 없어서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말씀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면 그는 곧 걸려 넘어지고 만다.
22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이 그 말씀의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
23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고 깨닫는다.
그런 사람은 열매를 맺는데,
어떤 사람은 백 배, 어떤 사람은 예순 배, 어떤 사람은 서른 배를 낸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하느님, 구약의 제사들을 하나의 제사로 완성하셨으니
하느님의 종들이 정성껏 바치는 이 예물을 받으시고
아벨의 제물처럼 강복하시고 거룩하게 하시어
존엄하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봉헌하는 이 제사가
인류 구원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11(110),4-5

당신 기적들 기억하게 하시니,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로우시다. 당신 경외하는 이들에게 양식을 주신다.
<또는>
묵시 3,20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한 신비의 은총으로 저희를 가득 채워 주셨으니
자비로이 도와주시어
저희가 옛 삶을 버리고 새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길에 뿌려진 씨는 악한 자에게 말씀을 빼앗기는 사람입니다. 돌밭에 뿌려진 씨는 어려움이 닥치면 말씀을 지켜 내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가시덤불에 뿌려진 씨는 세상 걱정과 재물이 말씀보다 더 큰 힘을 차지하는 사람입니다.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말씀을 듣고 깨닫는 사람입니다.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는 이미 들은 것처럼 말씀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관한 비유입니다. 그러나 그 구분은 확정된 것이 아니라 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길, 돌밭, 가시덤불, 좋은 땅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순서대로 나타냅니다. 어쩌면 여러 땅은 우리에게 있는 다양한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비유는 마치 사람들에게 좋은 땅이 되도록 권고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다른 면에서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는 말씀에 대한 응답을 강조합니다. 비유에서 다른 조건들은 언급되지 않습니다. 말씀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만 있을 뿐입니다. 하늘 나라는 말씀을 듣고 응답하는 이들 안에서 열매를 맺습니다. 그 결과도 어떤 이에게는 백 배로 어떤 이에게는 예순 배로 또 어떤 이에게는 서른 배로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상상을 넘어서는 풍성함은 다르지 않습니다. 말씀에 응답하는 것은 말씀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마태오 복음은 이미 산상 설교(5─7장 참조)에서 말씀을 실행하는 믿음을 촉구합니다. 하늘 나라의 특징은 자주 ‘이미’와 ‘아직’이라는 말로 표현됩니다. 하늘 나라는 이미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완성을 향하여 간다는 의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도 변할 수 있습니다. 말씀을 듣고 새기며 행동에 옮김으로써 좋은 땅으로 바뀌어 갈 수 있습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