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9월 11일 월요일

[녹] 연중 제23주간 월요일

입당송 시편 119(118),137.124

주님, 당신은 의로우시고 당신 법규는 바르옵니다. 당신 종에게 자애를 베푸소서.

본기도 

하느님,
저희를 구원하시어 사랑하는 자녀로 삼으셨으니
저희를 인자로이 굽어보시고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에게 참된 자유와 영원한 유산을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과거의 모든 시대에 감추어져 있던 신비를 선포하는 일을 완수하려고 나는 교회의 일꾼이 되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말씀입니다.
1,24―2,3
형제 여러분,
24 이제 나는 여러분을 위하여 고난을 겪으며 기뻐합니다.
그리스도의 환난에서 모자란 부분을 내가 이렇게
그분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내 육신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25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위하여
당신 말씀을 선포하는 일을 완수하라고 나에게 주신 직무에 따라,
나는 교회의 일꾼이 되었습니다.
26 그 말씀은 과거의 모든 시대와 세대에 감추어져 있던 신비입니다.
그런데 그 신비가 이제는 하느님의 성도들에게 명백히 드러났습니다.
27 하느님께서는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 나타난 이 신비가
얼마나 풍성하고 영광스러운지
성도들에게 알려 주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그 신비는 여러분 가운데에 계신 그리스도이시고,
그리스도는 영광의 희망이십니다.
28 우리는 이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사람으로 굳건히 서 있게 하려고,
우리는 지혜를 다하여 모든 사람을 타이르고 모든 사람을 가르칩니다.
29 이를 위하여 나는 내 안에서 힘차게 작용하는
그리스도의 기운을 받아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2,1 사실 여러분과 라오디케이아에 있는 이들,
그리고 내 얼굴을 직접 보지 못한 모든 이들을 위하여
내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여러분이 알기 바랍니다.
2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은
여러분과 그들이 마음에 용기를 얻고 사랑으로 결속되어,
풍부하고 온전한 깨달음을 모두 얻고
하느님의 신비 곧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을 갖추게 하려는 것입니다.
3 그리스도 안에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물이 숨겨져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62(61),6-7.9(◎ 8ㄱ)

◎ 내 구원, 내 영광 하느님께 있네.
○ 오로지 하느님에게서 내 희망이 오리니, 내 영혼아, 그분을 고요히 기다려라. 그분만이 내 바위, 내 구원, 내 성채. 나는 흔들리지 않으리라. ◎
○ 백성아, 언제나 그분을 신뢰하여라. 그분 앞에 너희 마음을 쏟아 놓아라. 하느님은 우리의 피신처이시다. ◎

복음 환호송요한 10,27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 알렐루야.

복음

<그들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6-11
6 안식일에 예수님께서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셨는데,
그곳에 오른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7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그분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8 예수님께서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 하고 이르셨다.
그가 일어나 서자 9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묻겠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10 그러고 나서 그들을 모두 둘러보시고는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그렇게 하자 그 손이 다시 성하여졌다.
11 그들은 골이 잔뜩 나서 예수님을 어떻게 할까 서로 의논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하느님,
저희에게 참된 믿음과 평화를 주셨으니
저희가 예물을 바쳐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을 합당히 공경하고
거룩한 제사에 참여하여 온 마음으로 이 신비와 하나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42(41),2-3

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하느님, 제 영혼이 당신을 그리나이다. 제 영혼이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목말라하나이다.
<또는>
요한 8,12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믿는 이들을 생명의 말씀과 천상 성사로 기르시고 새롭게 하시니
사랑하시는 성자의 크신 은혜로
저희가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오른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회당 한가운데 세우시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여기서 ‘좋은 일’과 ‘목숨을 구하는 것’은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치는 행위를 가리키고, ‘남을 해치는 일’과 ‘죽이는 것’은 그를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을 의미합니다. 안식일이라서 그를 고쳐 주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이는 법을 잘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를 해치고 죽이는 일을 하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안식일이 아닌 다른 날들에도 좋은 일을 하는데, 거룩한 안식일에는 더더욱 그러한 일, 곧 목숨을 구하는 일을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식일은 말 그대로 사람의 안식, 휴식을 위한 날로 제정되었습니다. 계속해서 지나친 노동에 시달릴 수 있는 이들의 딱한 처지를 고려하신 하느님께서는, 당신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이렛날 쉬셨던 것처럼, 사람들에게 휴식할 수 있는 날을 따로 마련하여 주신 것입니다(탈출 20,10-11 참조). 엄격한 규정으로 사람들이 정말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게 하거나,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하는 것이 안식일 법의 본디 목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마르 2,27).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선한 일이나 생명을 구할 기회가 생기면, 그것을 하는 것이 오히려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내는 것이라고 가르쳐 주십니다. 그리고 몸소 행동으로 보여 주십니다. “손을 뻗어라.”
우리가 속한 크고 작은 공동체 안에도 그 나름의 규정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내규를 잘 지키려는 의지와 태도는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그러한 규정의 취지나 목적을 이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그 규정을 올바로 지키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반대하였던 율법 학자들처럼, 단순히 규칙 지키기에만 몰두하는 모습, 또는 규칙이니 무조건 따르라고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모습은 경계하여야 합니다. 혹시 맹목적인 ‘율법주의’가 우리 안에 자리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봅시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