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9월 23일 토요일
[백]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일
‘오상(五傷)의 비오 신부’로 알려진 비오 성인은 1887년 이탈리아의 피에트렐치나에서 태어났다. ‘카푸친 작은 형제회’에 입회하여 1910년 사제품을 받은 그는 풀리아의 산조반니 로톤도 수도원에서 사목적 열정으로 봉사 직무에 헌신하면서, 신자들의 영성을 지도하고 참회자를 화해시켰으며 가난한 이들과 병자들을 보살피고 기도와 겸손으로 하느님의 백성을 섬겼다. 그는 1918년부터 1968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50년 동안,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상처를 온전히 몸에 지니고 고통을 느꼈다. 2002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시성하셨다.
입당송 시편 132(131),9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주님께서 나타나실 때까지 흠 없이 계명을 지키십시오.>6,13-16
화답송시편 100(99),1-2.3.4.5(◎ 2ㄴ 참조)
복음 환호송루카 8,15 참조
복음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말씀을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8,4-15
예물 기도
영성체송 마태 24,46-47 참조
루카 12,4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흔히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라고 불리지만, 이 비유의 초점은 사실 씨를 뿌리는 사람보다는 뿌려진 씨와 그 땅에 있습니다. 씨는 ‘하느님 말씀’이기에, 농부가 씨를 뿌리는 모습은 예수님께서 여러 고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는 모습(루카 8,1 참조)을 떠오르게 합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씨가 뿌려지는 땅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비유에 나오는 네 유형의 땅이 당신 말씀을 듣는 네 부류의 사람들을 가리킨다고 몸소 설명하여 주십니다.
‘길’에 비유되는 첫째 부류의 사람들은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믿음에 이르지는 못하여 구원에서 멀어지는 이들입니다. 악한 세력이 그 말씀을 믿지 못하도록 방해한다는 것입니다. ‘바위’에 비유되는 둘째 부류는 말씀을 듣고 믿음으로 반응하는 데까지는 성공하지만, 그 믿음의 뿌리가 깊지 않아 결국 오래가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시련이 오면 그들은 믿음을 버리고 예수님을 떠납니다. ‘가시덤불’에 비유되는 셋째 부류도 말씀을 새겨듣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세상살이의 여러 걱정, 그리고 재물과 쾌락이라는 유혹 때문에 복음의 열매를 제대로 맺지 못합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땅’에 비유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 말씀처럼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이런 이들 안에 깊게 뿌리를 내려 풍성한 결실(‘백 배의 열매’)을 거두게 됩니다.
네 유형의 땅 가운데, 무려 셋이 실패하고 오로지 하나만 성공을 거둔다는 것은, ‘좋은 땅’이 되기가 그리 녹록지 않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13,24). 열매를 맺기까지 시련도 찾아오고 유혹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내로 열매를 맺는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으니, 그 모두를 견뎌 낼 힘을 겸손하게 청합시다. 씨를 뿌리시는 분께서는 청하는 이의 땅에 기꺼이 거름도 내주실 분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