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9월 27일 수요일

[백]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 기념일

빈첸시오 드 폴 성인은 1581년 프랑스 랑드 지방에서 소농의 아들로 태어나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가 운영하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1600년에 사제품을 받았다. 그는 가난한 이들을 만나는 체험을 하며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이 곧 하느님을 섬기는 것’임을 깨닫고, 자선 단체인 사랑의 동지회, 전교회,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를 설립하여, 가난한 이들을 돕는 데 일생을 바쳤다. 1660년에 선종한 빈첸시오 사제는 1737년에 시성되었다. 1885년에 레오 13세 교황께서는 그를 ‘모든 자선 사업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셨다. 오늘날 수많은 이가 성인의 영성을 실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 사랑의 씨튼 수녀회,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와, 평신도 사도직 단체인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가 서로 연대하며 활동하고 있다.

입당송 루카 4,18 참조

주님이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이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고쳐 주게 하셨다.

본기도 

하느님, 가난한 이의 복지와 성직자 양성을 위하여
복된 빈첸시오 사제에게 사도의 열정을 부어 주셨으니
저희도 같은 정신으로
그가 사랑한 것을 사랑하고 그가 가르친 것을 실천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종살이하는 저희를 버려두지 않으셨습니다.>
▥ 에즈라기의 말씀입니다.
9,5-9
저녁 제사 때에, 나 에즈라는 5 단식을 그치고 일어나서,
의복과 겉옷은 찢어진 채 무릎을 꿇고 두 손을 펼쳐,
주 나의 하느님께 6 말씀드렸다.
“저의 하느님, 너무나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서,
저의 하느님, 당신께 제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저희 죄악은 머리 위로 불어났고, 저희 잘못은 하늘까지 커졌습니다.
7 저희 조상 때부터 이날까지 저희는 큰 잘못을 저지르며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저희의 죄악 때문에 오늘 이처럼,
임금들과 사제들과 더불어 저희가 여러 나라 임금들과 칼에 넘겨지고,
포로살이와 약탈과 부끄러운 일을 당하도록 넘겨지고 말았습니다.
8 그러나 이제 잠깐이나마 주 하느님께서 은혜를 내리시어,
저희에게 생존자를 남겨 주시고,
당신의 거룩한 곳에 저희를 위하여 터전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저희 눈을 비추시고,
종살이하는 저희를 조금이나마 되살려 주셨습니다.
9 정녕 저희는 종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종살이하는 저희를 버려두지 않으시고,
페르시아 임금들 앞에서 저희에게 자애를 베푸시어 저희를 되살리셔서,
하느님의 집을 다시 세우고 그 폐허를 일으키도록 해 주셨고,
유다와 예루살렘에 다시 성벽을 쌓게 해 주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토빗 13,2.3ㄷ-4.6ㅁㅂㅅㅇ.6ㅈㅊ.6ㅋㅌㅍ(◎ 1ㄴ)

◎ 영원히 살아 계신 하느님은 찬미받으소서.
○ 그분은 벌을 내리시지만, 자비를 베푸시고, 깊은 저승으로 내리기도 하시지만, 무서운 파멸에서 올리기도 하신다. 그분 손에서 벗어날 자 아무도 없으리라. ◎
○ 그분은 너희를 민족들 사이로 흩으셨지만, 바로 거기에서 당신의 위대함을 드러내셨다. 살아 있는 모든 것 앞에서 그분을 높이 받들어라. 그분은 우리 주님, 우리 아버지, 영원하신 우리 하느님이시다. ◎
○ 이제 너희에게 베푸신 것을 보고, 소리 높여 그분을 찬양하여라. 의로우신 주님을 찬미하고, 영원하신 임금님을 높이 받들어라. ◎
○ 나는 이 유배의 땅에서 그분을 찬양하고, 죄 많은 민족에게 그분의 권능과 위엄을 드러내리라. ◎
○ 죄인들아, 돌아와 그분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여라. 그분이 너희를 받아들이시어, 자비를 베푸시지 않겠느냐? ◎

복음 환호송마르 1,15

◎ 알렐루야.
○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 알렐루야.

복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제자들을 보내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1-6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불러 모으시어,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
2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보내시며,
3 그들에게 이르셨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4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곳을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5 사람들이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고을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에서 먼지를 털어 버려라.”
6 제자들은 떠나가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 주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1코린 1,26-31)와 복음(마태 9,35-38)을 봉독할 수 있다.>

예물 기도 

하느님, 복된 빈첸시오에게 성찬의 신비를 삶으로 드러내게 하셨으니
이 제사의 힘으로
저희도 하느님 마음에 드는 제물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07(106),8-9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 자애를, 사람들에게 베푸신 그 기적을. 그분은 목마른 이에게 물을 주시고, 굶주린 이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천상 성사로 힘을 얻고 간절히 청하오니
저희가 복된 빈첸시오의 모범과 전구로 도움을 받아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신 성자를 본받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이 전하는 열두 제자 파견 이야기는, 그에 앞선 이야기들과 연관 지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앞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며 그 나라의 신비를 비유로 가르쳐 주셨습니다(8,1-18 참조). 게라사인들의 지방에 가셔서는 어떤 이에게 들린 마귀 떼를 쫓아내셨고(8,26-39 참조), 다시 갈릴래아로 돌아오셔서는 하혈하는 부인과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고쳐 주셨습니다(8,40-56 참조). 하느님 나라 선포와 구마, 그리고 치유,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이 세 가지 활동은 오늘 복음에서 고스란히 열두 제자가 펼치게 될 활동으로 제시됩니다. 그들이 파견되는 목적은 다름 아니라 예수님처럼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쳐 주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기’ 위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끼리 알아서 해결하라고 일을 떠넘기듯 맡기지 않으셨습니다. 파견하시기 전에 그에 맞는 능력과 권한을 주십니다. 그러나 여행에 필요한 물품은 일체 지니지 말라고 명령하십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그 무엇도 지니지 말라는 것은 파견 여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에서, 심지어 입고 먹고 자는 의식주마저도, 온전히 주님께 의존하여 해결하라는 뜻입니다.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곳을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이 말씀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처음 머물게 된 곳보다 더 좋고 쾌적한 장소를 찾아다니지 말아야 함은 그 또한 하느님께서 마련하여 주셨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대접과 환대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승께서 하신 일을 그대로 하라고 파견된 제자들은, 그분께서 일하신 방식대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선교 여정을 온전히 아버지께 의지하셨습니다. 따라서 그분의 제자들도 선교에 필요한 능력은 물론이고, 그 일을 하기 위한 제반 사항 모두를 하느님께 받는다는 마음으로, 그분께 전적인 신뢰를 드리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과연 그것이 가능한가?’ 그렇게 투신하여 살 자신이 없는 나에게, 하느님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는 오늘입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
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