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08일 수요일

[녹] 연중 제31주간 수요일

입당송 시편 38(37),22-23 참조

주님, 저를 버리지 마소서. 저의 하느님, 저를 멀리하지 마소서. 주님, 제 구원의 힘이시여, 어서 저를 도우소서.

본기도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은총을 베푸시어 저희가 하느님을 합당히 섬기고
영원한 행복을 바라보며 거침없이 달려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13,8-10
형제 여러분, 8 아무에게도 빚을 지지 마십시오.
그러나 서로 사랑하는 것은 예외입니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완성한 것입니다.
9 “간음해서는 안 된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탐내서는 안 된다.”는 계명과 그 밖의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그것들은 모두 이 한마디
곧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말로 요약됩니다.
10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12(111),1ㄴㄷ-2.4-5.9(◎ 5ㄱ)

◎ 잘되리라, 후하게 꾸어 주는 이!
○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고, 그분 계명을 큰 즐거움으로 삼는 이! 그의 후손은 땅에서 융성하고, 올곧은 세대는 복을 받으리라. ◎
○ 올곧은 이들에게는 어둠 속에서 빛이 솟으리라. 그 빛은 너그럽고 자비로우며 의롭다네. 잘되리라, 후하게 꾸어 주고, 자기 일을 바르게 처리하는 이! ◎
○ 가난한 이에게 넉넉히 나누어 주니, 그의 의로움은 길이 이어지고, 그의 뿔은 영광 속에 높이 들리리라. ◎

복음 환호송1베드 4,14 참조

◎ 알렐루야.
○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에 모욕을 당하면 너희는 행복하리니 하느님의 성령이 너희 위에 머물러 계시리라.
◎ 알렐루야.

복음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25-33
그때에 25 많은 군중이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가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돌아서서 이르셨다.
26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7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8 너희 가운데 누가 탑을 세우려고 하면,
공사를 마칠 만한 경비가 있는지 먼저 앉아서 계산해 보지 않느냐?
29 그러지 않으면 기초만 놓은 채 마치지 못하여,
보는 이마다 그를 비웃기 시작하며,
30 ‘저 사람은 세우는 일을 시작만 해 놓고 마치지는 못하였군.’ 할 것이다.
31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가려면,
이만 명을 거느리고 자기에게 오는 그를 만 명으로 맞설 수 있는지
먼저 앉아서 헤아려 보지 않겠느냐?
32 맞설 수 없겠으면,
그 임금이 아직 멀리 있을 때에 사신을 보내어 평화 협정을 청할 것이다.
33 이와 같이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저희가 바치는 이 제물을 거룩한 제사로 받아들이시어
저희에게 주님의 자비를 가득히 베풀어 주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6(15),11 참조

주님, 저에게 생명의 길 가르치시니, 당신 얼굴 뵈오며 기쁨에 넘치리이다.
<또는>
요한 6,57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살아 계신 아버지가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천상의 성사로 저희를 새롭게 하셨으니
저희에게 주님의 힘찬 능력을 드러내시어
주님께서 약속하신 은혜를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라는 말씀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까요? 루카 복음 14장 26절에서 ‘미워하다’로 옮긴 그리스 말은 ‘선호하다’로도 번역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보다 나를 선호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라는 의미가 됩니다.
보통은 돌잔치 때 돌잡이를 합니다. 손에 무엇인가 쥐고 있는 어린아이는 그것을 내려놓지 않고서는 다른 것을 잡을 수 없습니다. 다른 것을 잡으려면 꽉 쥐고 있는 손을 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들어오시게 하려면 우리도 하느님께서 활동하실 최소한의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여야 합니다. 자기 의지나 생각이나 계획으로 가득 차 있다면 하느님께서 그 안에 머무르실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며 주님으로, 예수님을 스승이며 구세주로 고백하면서 자기 육신의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남편, 형제와 자매, 자녀와 손주, 자신의 목숨을 하느님보다 더 소중히 여긴다면 예수님의 제자가 될 자격이 없습니다. 자신이 움켜쥐고 있는 것들, 자신의 소유라고 여기는 것들, 그것을 버리면 당장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들, 바로 그것들을 잠시 내려놓고 하느님께서 머무르실 작은 공간과 짧은 시간을 봉헌할 때, 우리는 예수님의 참제자가 될 수 있으며 하느님께서도 우리 안에서 자유롭게 활동하실 것입니다. 

(김상우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