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6일 목요일

[녹] 연중 제32주간 목요일 또는
[백] 스코틀랜드의 성녀 마르가리타 또는
[백] 성녀 제르트루다 동정

입당송 시편 88(87),3 참조

주님, 제 기도 당신 앞에 이르게 하소서. 제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이소서.

본기도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에게 해로운 것을 모두 물리쳐 주시어
저희가 평안한 몸과 마음으로
자유로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지혜는 영원한 빛의 광채이고 하느님께서 하시는 활동의 티 없는 거울이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7,22ㄴ―8,1
22 지혜 안에 있는 정신은 명석하고 거룩하며
유일하고 다양하고 섬세하며 민첩하고 명료하고 청절하며
분명하고 손상될 수 없으며 선을 사랑하고 예리하며
23 자유롭고 자비롭고 인자하며 항구하고 확고하고 평온하며
전능하고 모든 것을 살핀다.
또 명석하고 깨끗하며 아주 섬세한 정신들을 모두 통찰한다.
24 지혜는 어떠한 움직임보다 재빠르고
그 순수함으로 모든 것을 통달하고 통찰한다.
25 지혜는 하느님 권능의 숨결이고 전능하신 분의 영광의 순전한 발산이어서
어떠한 오점도 그 안으로 기어들지 못한다.
26 지혜는 영원한 빛의 광채이고 하느님께서 하시는 활동의 티 없는 거울이며
하느님 선하심의 모상이다.
27 지혜는 혼자이면서도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자신 안에 머무르면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며
대대로 거룩한 영혼들 안으로 들어가
그들을 하느님의 벗과 예언자로 만든다.
28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지혜와 함께 사는 사람만 사랑하신다.
29 지혜는 해보다 아름답고 어떠한 별자리보다 빼어나며
빛과 견주어 보아도 그보다 더 밝음을 알 수 있다.
30 밤은 빛을 밀어내지만 악은 지혜를 이겨 내지 못한다.
8,1 지혜는 세상 끝에서 끝까지 힘차게 퍼져 가며 만물을 훌륭히 통솔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19(118),89.90.91.130.135.175(◎ 89ㄱ)

◎ 주님, 당신 말씀은 영원하시옵니다.
○ 주님, 당신 말씀은 영원하시고, 하늘에 든든히 세워졌나이다. ◎
○ 당신의 진실 대대로 이어지고, 당신이 세우신 땅 굳게 서 있나이다. ◎
○ 당신 법규대로 오늘까지 서 있나이다. 만물이 당신을 섬기나이다. ◎
○ 당신 말씀 밝히시면 그 빛으로, 미련한 이들이 깨치나이다. ◎
○ 당신 얼굴 이 종에게 빛나게 하시고, 당신 법령을 저에게 가르쳐 주소서. ◎
○ 이 목숨 살려 당신을 찬양하게 하소서. 당신 법규로 저를 도와주소서. ◎

복음 환호송요한 15,5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
◎ 알렐루야.

복음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20-25
그때에 20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에게서
하느님의 나라가 언제 오느냐는 질문을 받으시고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21 또 ‘보라, 여기에 있다.’,
또는 ‘저기에 있다.’ 하고 사람들이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22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날을 하루라도 보려고
갈망할 때가 오겠지만 보지 못할 것이다.
23 사람들이 너희에게 ‘보라, 저기에 계시다.’,
또는 ‘보라, 여기에 계시다.’ 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나서지도 말고 따라가지도 마라.
24 번개가 치면 하늘 이쪽 끝에서 하늘 저쪽 끝까지 비추는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날에 그러할 것이다.
25 그러나 그는 먼저 많은 고난을 겪고
이 세대에게 배척을 받아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이 제사를 자비로이 굽어보시어
저희가 성자의 수난을 기념하며
믿음과 사랑으로 그 신비를 따르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23(22),1-2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네.
<또는>
루카 24,35 참조
빵을 나눌 때, 제자들은 주 예수님을 알아보았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성체로 힘을 얻고 감사하며 자비를 바라오니
저희에게 성령을 보내시어
성령의 힘으로 저희 삶을 변화시켜 주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다룹니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이 말씀에서 “가운데에”라고 옮긴 그리스 말은 ‘- 안에’, ‘- 속에’, ‘누군가의 깊은 곳에’라는 뜻을 가집니다. 그래서 이 구절을 풀어 보면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너희 속에, 너희 마음속 깊은 곳에 있다.’가 됩니다.
인간은 누구나 내일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살아갑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점집을 찾고 사주를 보거나, 사적 계시에 집착하거나, 사이비 또는 유사 종교에 빠지는 것은 실제로 고통스러운 현실을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거짓 위로에 자신을 맡기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격이자 불난 데 기름을 붓는 격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믿음과 신앙은 정확하게 계량하거나 측정할 수 없어, 이를 향한 여정도 그저 막연하고 모호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체적 표징이나 확실한 ‘계시’ 또는 강렬한 은사에 목말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목마름을 악용하면서 인류 역사 안에서 이단과 사이비가 끊이지 않았으며 지금도 여전히 우리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믿음과 희망을 두어야 할 곳은 하느님 한 분뿐이십니다. 예수님께서 복음을 통하여 하느님 나라가 우리 한가운데에 있다고 명확히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세례성사 때 우리 안에 뿌려진 하느님 나라의 씨앗은 지금 이 순간도 자라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하느님의 뜻을 찾고 예수님의 가르침에 충실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씨앗은 어느새 싹을 틔우고 훌쩍 자라 있을 것입니다. 

(김상우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