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2월 08일 목요일

[녹]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또는
[백] 성 예로니모 에밀리아니 또는
[백] 성녀 요세피나 바키타 동정

입당송 시편 95(94),6-7 참조

어서 와 하느님께 경배드리세. 우리를 내신 주님 앞에 무릎 꿇으세. 그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네.

본기도 

주님,
주님의 가족을 자애로이 지켜 주시고
천상 은총만을 바라는 저희를 끊임없이 보호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네가 계약을 지키지 않았으니, 이 나라를 떼어 내겠다. 그러나 다윗을 생각하여 한 지파만은 네 아들에게 주겠다.>
▥ 열왕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11,4-13
솔로몬 임금이 4 늙자
그 아내들이 그의 마음을 다른 신들에게 돌려놓았다.
그의 마음은 아버지 다윗의 마음만큼
주 그의 하느님께 한결같지는 못하였다.
5 솔로몬은 시돈인들의 신 아스타롯과
암몬인들의 혐오스러운 우상 밀콤을 따랐다.
6 이처럼 솔로몬은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지르고,
자기 아버지 다윗만큼 주님을 온전히 추종하지는 않았다.
7 그때에 솔로몬은 예루살렘 동쪽 산 위에
모압의 혐오스러운 우상 크모스를 위하여 산당을 짓고,
암몬인들의 혐오스러운 우상 몰록을 위해서도 산당을 지었다.
8 이렇게 하여 솔로몬은 자신의 모든 외국인 아내를 위하여
그들의 신들에게 향을 피우고 제물을 바쳤다.
9 주님께서 솔로몬에게 진노하셨다.
그의 마음이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에게서 돌아섰기 때문이다.
그분께서는 그에게 두 번이나 나타나시어,
10 이런 일, 곧 다른 신들을 따르는 일을 하지 말라고 명령하셨는데도,
임금은 주님께서 명령하신 것을 지키지 않았던 것이다.
11 그리하여 주님께서 솔로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런 뜻을 품고,
내 계약과 내가 너에게 명령한 규정들을 지키지 않았으니,
내가 반드시 이 나라를 너에게서 떼어 내어 너의 신하에게 주겠다.
12 다만 네 아버지 다윗을 보아서 네 생전에는 그렇게 하지 않고,
네 아들의 손에서 이 나라를 떼어 내겠다.
13 그러나 이 나라 전체를 떼어 내지는 않고,
나의 종 다윗과 내가 뽑은 예루살렘을 생각하여
한 지파만은 네 아들에게 주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06(105),3-4.35-36.37과 40(◎ 4ㄱ)

◎ 주님, 당신 백성 돌보시는 호의로 저를 기억하소서.
○ 행복하여라, 공정하게 사는 이들, 언제나 정의를 실천하는 이들! 주님, 당신 백성 돌보시는 호의로 저를 기억하시고, 저를 찾아오시어 구원을 베푸소서. ◎
○ 백성들이 이민족들과 어울리면서 그 행실을 따라 배우고, 그 우상들을 섬기니, 제 스스로 덫에 걸렸네. ◎
○ 백성들은 자기네 아들딸을 마귀에게 바쳤네. 주님은 당신 백성을 향하여 분노를 태우시고, 당신 소유를 역겨워하셨네. ◎

복음 환호송야고 1,21

◎ 알렐루야.
○ 너희 안에 심어진 말씀을 공손히 받아들여라. 그 말씀에는 너희 영혼을 구원할 힘이 있다.
◎ 알렐루야.

복음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24-30
그때에 24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으로 가셨다.
그리고 어떤 집으로 들어가셨는데,
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셨으나 결국 숨어 계실 수가 없었다.
25 더러운 영이 들린 딸을 둔 어떤 부인이 곧바로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와서,
그분 발 앞에 엎드렸다.
26 그 부인은 이교도로서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이었는데,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주십사고 그분께 청하였다.
27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28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응답하였다.
29 이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30 그 여자가 집에 가서 보니,
아이는 침상에 누워 있고 마귀는 나가고 없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 하느님,
빵과 포도주를 마련하시어
저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갈 힘을 주셨으니
이 예물이 영원한 생명을 주는 성사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07(106),8-9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 자애를, 사람들에게 베푸신 그 기적을. 그분은 목마른 이에게 물을 주시고, 굶주린 이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네.
<또는>
마태 5,4.6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으리라.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지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저희 모두 같은 빵과 같은 잔을 나누어 먹고 마시게 하셨으니
저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어
기꺼이 인류 구원에 앞장서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제1독서는 솔로몬의 타락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이야기는 죄가 어떻게 시작되며 어떻게 인간을 무너뜨리는지에 대하여 묵상하게 합니다. 솔로몬의 타락은 인간적으로 매우 지혜로운 선택과 함께 시작합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번영을 위하여 가장 좋은 결정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정치적 안정을 위하여 혼인으로 동맹하였고, 경제적 발전을 도모하고자 이웃 나라와 물자 교역을 늘렸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이웃 나라의 신들을 받아들인 것은 그 나름대로 문화적 다양성과 풍요로움에 이바지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이 번영과 함께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됩니다.
솔로몬이 하느님에게서 마음이 멀어지는 과정은 서서히 진행됩니다. 그는 다른 나라와 조약을 맺었고, 조약을 공고히 하고자 정략혼인을 하였습니다. 또한 이민족에서 데려온 아내들을 위해서 그들이 섬기는 신을 위한 신당을 짓고서 그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게 됩니다. 이스라엘을 위한다는 좋은 의도가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다른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최악의 결과로 끝이 납니다. 솔로몬은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뿐이라 변명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죄는 이처럼 “어쩔 수 없는 일이야.”라는 말로 우리의 경계심을 늦추며 조금씩 조금씩 자기 자리를 차지합니다.
몰라서 짓는 죄보다 그것이 죄인 줄 알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어 짓는 죄가 더 많아 보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죄악과 타협하며 살아갑니다. 물신주의, 무관심, 이기심과 같은 세속적 정신과 손을 잡고, 자리를 내주며, 결국 그 세속적 신념에 동의하고 그것에 제물(삶)을 바치게 됩니다. 그렇게 합리화하고 자기 정당화를 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죄악에 빠져듭니다. 세상 안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도록(요한 17,14-16 참조) 죄악을 근본적으로 끊어 버리는 단호함과 용기를 청하여야 하겠습니다.

(최정훈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