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2월 25일 일요일
[자] 사순 제2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사순 제2주일입니다. 좋으신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우리 죄인들에게 외아드님을 아낌없이 내주셨습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순종하는 힘을 얻어, 모든 일에서 외아드님의 발자취를 따르고 외아드님의 모습으로 변하여, 영광의 빛을 누리도록 하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시다.
입당송 시편 27(26),8.9 참조
시편 25(24),6.2.22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우리 성조 아브라함의 제사>22,1-2.9ㄱ.10-13.15-18
화답송시편 116(114―115),10과 15.16-17.18-19ㄱㄴ(◎ 9)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친아드님마저 아끼지 않으십니다.>8,31ㄴ-34
복음 환호송
복음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다.>9,2-10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빛이신 주님, 주님의 교회를 일깨워 주시어, 제자들을 주님 변모의 영광에만 머물지 않게 하셨듯이 교회도 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세상 한가운데로 나아가게 하소서.
2. 공직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국민에게 봉사하는 삶을 사는 공직자들을 돌보시어, 그들의 높은 뜻이 보람으로 돌아오게 하시며, 믿음과 희망으로 힘차게 나아가도록 도와주소서.
3. 새 학년을 맞이하는 학생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스승이신 주님, 새 생활을 시작하는 학생들을 지켜 주시어, 새로이 만나는 모든 사람과 모든 것에 진심으로 다가가며 즐겁고 기쁘게 생활하게 하소서.
4. 우리 자신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복음 말씀을 따라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저희를 살펴 주시어, 저희가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는 데 주저함이 없도록 용기를 주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사순 감사송 6 : 주님의 거룩한 변모(사순 제2주일)>영성체송 마태 17,5
영성체 후 묵상
제자들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를 목격하고 겁에 질려 무슨 말을 하여야 할지 모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신데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 바오로 사도처럼 우리도 굳건한 믿음을 고백하며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선택하신 이들을 의롭게 하여 주시는 분이십니다.
영성체 후 기도
백성을 위한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제1독서는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이사악의 희생 제사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사악을 바친 아브라함의 모습은 모든 이의 속죄를 위하여 번제물로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바치신 하느님의 예표입니다. 주님의 명령에 따라 아들을 바치는 아브라함의 마음을 헤아려 보면 당신의 아들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내주신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리게 됩니다.
당시 유다 민족의 사고방식으로 볼 때, 자신의 생명은 아들을 통하여 이어지고 지속됩니다. 아브라함이 백 살이 되어서야 얻은 이사악은 그에게 있어서 새롭게 얻은 생명이었습니다. 아들이 아니라 자신의 또 다른 생명이고, 자신을 계속 살아 있게 할 자신의 분신과도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바치는 행위는 단순히 자신의 소유물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어려운 행위로서 자신의 생명을 멈추고 자신을 바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당신의 “친아드님”이자 “사랑하는 아들”을 속죄 제물로 내주셨고, 이는 당신 자신을 내주신 것과 같습니다. 아니, 서로가 서로에게 중심이 되고 다른 위격이 자신보다 더 중요해지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를 생각할 때, 사실 자신보다 더 중요한 것을 우리에게 내주신 것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자신은 아무 위험 없이 몰래 숨어 계시면서 대신 아들을 죽음으로 내모시는 무자비하시고 비겁하신 하느님이 아니십니다. 당신과 똑같은, 당신 자신보다 더 소중한 아들과 함께 몸소 고통을 겪으시고 희생하시는 사랑의 하느님이십니다. 당신 스스로 직접 희생하셨다는 것이 다른 종교의 신과 확연하게 구분되는 점입니다. 상처 하나 없이 하늘의 권세로 우리를 구하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시고 십자가 죽음을 받아들이시면서 우리를 구원하신 상처투성이의 하느님이십니다. 교회도 아버지를 닮아 세상에 나아가는 교회가 되어야 하고, 그 길에서 상처받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사랑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기꺼이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