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10일 일요일
[자] 사순 제4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사순 제4주일입니다. 진실하신 하느님께서는 끝없이 방황하는 이들을 회개하도록 부르시고, 성자의 십자가로 악의 상처를 낫게 하십니다. 우리는 은총으로 새로운 영을 받아 주님의 영원한 사랑에 응답하여야 합니다.
입당송 이사 66,10-11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이스라엘 백성의 유배와 해방으로 주님의 분노와 자비가 드러난다.>36,14-16.19-23
화답송시편 137(136),1-2.3.4-5.6(◎ 6ㄴㄹ)
제2독서
<잘못을 저질러 죽었던 여러분은 은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2,4-10
복음 환호송요한 3,16 참조
복음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3,14-21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사순 시기를 지내는 교회를 굽어보시어, 가난한 이들과 약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자선과 단식을 실천하며, 회개의 때를 잘 보낼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2. 세계의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세계의 지도자들을 주님의 정의로 이끌어 주시어,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좇으며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해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게 하소서.
3.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과 그 가족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치유자이신 주님,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을 돌보아 주시어, 그들의 몸과 마음의 고통을 없애 주시고, 그들을 돌보는 가족들도 살펴 주시어 마음의 평화를 주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진리이신 주님, 저희 본당 공동체에 은총을 주시어, 주님의 뜻에 어긋나는 말과 행동을 삼가고, 주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며 주님의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사순 감사송 1 : 사순 시기의 영성적 의미>영성체송 시편 122(121),3-4 참조
영성체 후 묵상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구원하시려 당신 아드님을 보내셨습니다. 자기가 한 일이 드러날까 두려워하는 이는 예수님을 멀리하지만,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자기가 한 일이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드러내려고 빛으로 나아갑니다.
영성체 후 기도
백성을 위한 기도
오늘의 묵상
사순 제4주일에 강조되는 주제는 ‘기쁨’입니다. “즐거워하여라, 예루살렘아. ……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입당송). 예수님의 수난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이 시점에, 도대체 교회는 무엇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일까요?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기쁜 순간 가운데 하나는 누군가의 사랑을 확인하였을 때가 아닐까 합니다. 하물며 내가 ‘하느님 사랑의 대상’임을 확인한다면 그보다 더한 기쁨이 있을까요? 제1독서는 이스라엘의 배신과 외면에도 변함없이 성실하신 하느님의 사랑을 말합니다. 유배하던 유다인들을 해방하여 준 페르시아 임금의 칙령이 사실은 하느님의 조처였음을 분명히 선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의 마음을 움직이셨다.”
한결같고 성실하신 하느님의 사랑은 복음에도 잘 드러납니다. 광야에서 생활하며 되풀이하던 이스라엘의 반역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뱀’을 보내시지만, 결국 이스라엘을 다시 살리시려고 구리 뱀을 들어 올리십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여기에서 관심을 끄는 내용은 “-해야 한다”라는 표현입니다. 누군가를 대신하여 배상하거나 속죄하는 것은 사랑할 때 나오는 행위입니다. 사랑하니까 그를 대신해서라도 배상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들어 올려지셔야 한다’라는 표현은 사랑하기 때문에 생겨난 주님의 희생을 의미하고, 그렇게 십자가는 사랑이 완성되는 자리가 됩니다.
요한 복음서에 나오는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3,3)라는 말씀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십자가 ‘위’에 달리신 분을 ‘올려다보며’ 그 사랑을 기억하고, 그렇게 날마다 ‘위’로부터 그 사랑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 그것만이 우리를 살게 하는 참다운 삶의 ‘기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