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31일 일요일
[백] 주님 부활 대축일 - 낮 미사
주일이 한 주간의 절정이듯, 주님 부활 대축일은 전례주년의 절정을 이룬다. 죽음과 악의 세력을 이겨 내신 예수님의 부활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큰 기쁨이고 희망이며, 우리 신앙의 핵심이다. 주님 부활 대축일은 하느님의 권능과 주님 부활의 은총에 감사드리는 날이다.
오늘 전례
오늘은 주님 부활 대축일입니다. 우리도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났으니, 이제는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맙시다. 부활의 첫 증인인 마리아 막달레나와 함께 벅찬 기쁨을 노래합시다. “그리스도 나의 희망 죽음에서 부활했네. 알렐루야, 알렐루야.”
입당송 시편 139(138),18.5-6 참조
루카 24,34; 묵시 1,6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신 뒤에 우리는 그분과 함께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였습니다.>10,34ㄱ.37ㄴ-43
화답송시편 118(117),1-2.16-17.22-23(◎ 24)
제2독서
<그리스도께서 계시는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3,1-4
5,6ㄴ-8
부속가
<오늘은 의무이고, 팔일 축제 동안에는 자유로이 할 수 있다.>파스카 | 희생제물 | 우리모두 | 찬미하세. |
그리스도 | 죄인들을 | 아버지께 | 화해시켜 |
무죄하신 | 어린양이 | 양떼들을 | 구하셨네 |
죽음생명 | 싸움에서 | 참혹하게 | 돌아가신 |
불사불멸 | 용사께서 | 다시살아 | 다스리네. |
마리아 | 말하여라 | 무엇을 | 보았는지. |
살아나신 | 주님무덤 | 부활하신 | 주님영광 |
목격자 | 천사들과 | 수의염포 | 난보았네. |
그리스도 | 나의희망 | 죽음에서 | 부활했네. |
너희보다 | 먼저앞서 | 갈릴래아 | 가시리라. |
그리스도 | 부활하심 | 저희굳게 | 믿사오니 |
승리하신 | 임금님 | 자비를 | 베푸소서. |
복음 환호송1코린 5,7.8 참조
복음
<예수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20,1-9
16,1-7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완전한 빛이신 주님, 주님의 부활을 기뻐하는 교회에 성령의 빛을 비추시어, 교회가 언제나 강한 생명력과 열정으로 온 세상에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소서.
2. 경제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창조의 주님, 세계의 경제인들을 굽어살피시어, 그들이 물질적 이익에만 마음을 두지 않게 하시고, 모든 피조물에 이로운 환경을 위하여 힘쓰게 하소서.
3. 새 영세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은총의 주님, 세례성사로 새롭게 태어난 주님 자녀들을 보살펴 주시어, 풍성한 은총을 주시고, 구원의 희망과 영원한 생명의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사랑으로 하나 되어 살아가는 가정 공동체에 복을 내리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본받아 참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부활 감사송 1 : 파스카의 신비>영성체송 1코린 5,7-8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사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기록한 성경을 읽고도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도 깨닫지도 못한다면, 부활의 기쁨을 누리지도 전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죽음에서 새 생명으로 건너가는 파스카의 신비를 깊이 묵상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파견
<부제 또는 사제가 백성을 향하여 말한다.>오늘의 묵상
주님 부활 대축일 낮 미사에 봉독된 복음은 세 사람의 믿음의 여정을 우리에게 전합니다. 이 여정은 ‘보다’라는 동사를 통하여 진행되는데, 우리말 성경에 동일하게 ‘보다’로 옮긴 낱말은 사실 그리스 말 성경 본문에는 서로 다른 세 개의 동사로 되어 있습니다.
처음에 등장하는 동사는 ‘블레포’입니다. 단순히 어떤 사물이나 상황을 시각적으로 보는 행위를 말합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무덤의 돌이 치워져 있는 것을 ‘보고’ 요한은 무덤 안에 아마포가 있는 것을 ‘봅니다’. 그저 단순하게 어떤 장면을 본 것입니다. 두 번째 동사는 ‘쎄오레오’인데, 무엇인가를 유심히 ‘바라보는 것’, ‘살펴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조금 늦게 도착한 베드로는 무덤 안에 들어가 아마포와 수건이 놓여 있는 상태를 유심히 ‘살펴봅니다.’ 앞뒤 상황을 고려하며 지금 이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눈여겨보는 것입니다. 세 번째 동사는 ‘호라오’입니다. 베드로와, 뒤이어 무덤에 들어간 요한은 ‘보고’ 믿습니다. 이때의 ‘봄’은 단순히 시각적인 기능을 넘어서서 보이지 않는 것까지 믿고 이해하는 인식의 행위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세 개의 동사를 통하여 오늘 복음은 등장인물들이 처음에는 단순히 ‘보는 것’에서 시작하여 상황을 유심히 ‘살펴보는’ 단계로 발전하고, 마지막으로는 본 것을 통하여 ‘보이지 않는 것’까지 믿게 되는 은총에 다다름을 알려 줍니다.
보여 주시는 것을 그대로 믿을 수 있는 것은 은총입니다. 보여 주어도 믿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기 때문입니다. 빈 무덤과 부활의 연관성은 단순히 지적인 인식을 넘어서는 사랑과 신뢰의 ‘봄’으로만 제대로 체험되는 사건입니다. 빈 무덤이라는 예수님의 ‘부재’는 사실 어디에나 두루 계시는 ‘편재’의 시작임을 믿는 것, 빈 무덤이야말로 부활의 가장 분명하고도 명백한 증거가 되는 현장임을 고백하는 것, 이것이 바로 부활을 통하여 우리가 가지게 된 새로운 ‘봄’(시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