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4일 수요일

[백]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또는
[홍] 식마린겐의 성 피델리스 사제 순교자

입당송 시편 18(17),50; 22(21),23

주님, 제가 민족들 앞에서 당신을 찬미하고, 당신 이름을 형제들에게 전하오리다. 알렐루야.

본기도 

하느님,
하느님은 믿는 이들의 생명이시고 미천한 이들의 영광이시며
의로운 이들의 행복이시니
저희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어
하느님의 약속을 갈망하는 저희에게
언제나 풍성한 은총을 베풀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나를 위하여 바르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워라.>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12,24―13,5ㄱ
그 무렵 24 하느님의 말씀은 더욱 자라면서 널리 퍼져 나갔다.
25 바르나바와 사울은 예루살렘에서 사명을 수행한 다음,
마르코라고 하는 요한을 데리고 돌아갔다.
13,1 안티오키아 교회에는 예언자들과 교사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바르나바, 니게르라고 하는 시메온, 키레네 사람 루키오스,
헤로데 영주의 어린 시절 친구 마나엔, 그리고 사울이었다.
2 그들이 주님께 예배를 드리며 단식하고 있을 때에 성령께서 이르셨다.
“내가 일을 맡기려고 바르나바와 사울을 불렀으니,
나를 위하여 그 일을 하게 그 사람들을 따로 세워라.”
3 그래서 그들은 단식하며 기도한 뒤 그 두 사람에게 안수하고 나서 떠나보냈다.
4 성령께서 파견하신 바르나바와 사울은 셀레우키아로 내려간 다음,
거기에서 배를 타고 키프로스로 건너갔다.
5 그리고 살라미스에 이르러
유다인들의 여러 회당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67(66),2-3.5.6과 8(◎ 4 참조)

◎ 하느님, 모든 민족들이 당신을 찬송하게 하소서.
또는
◎ 알렐루야.
○ 하느님은 자비를 베푸시고 저희에게 복을 내리소서. 당신 얼굴을 저희에게 비추소서. 당신의 길을 세상이 알고, 당신의 구원을 만민이 알게 하소서. ◎
○ 당신이 민족들을 올바로 심판하시고, 세상의 겨레들을 이끄시니, 겨레들이 기뻐하고 환호하리이다. ◎
○ 하느님, 민족들이 당신을 찬송하게 하소서. 모든 민족들이 당신을 찬송하게 하소서. 하느님은 우리에게 복을 내리시리라. 세상 끝 모든 곳이 그분을 경외하리라. ◎

복음 환호송요한 8,12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 알렐루야.

복음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44-50
그때에 44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나를 믿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것이다.
45 그리고 나를 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보는 것이다.
46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나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어둠 속에 머무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47 누가 내 말을 듣고 그것을 지키지 않는다 하여도, 나는 그를 심판하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러 왔기 때문이다.
48 나를 물리치고 내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 자를 심판하는 것이 따로 있다.
내가 한 바로 그 말이 마지막 날에 그를 심판할 것이다.
49 내가 스스로 말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 친히 나에게 명령하셨기 때문이다.
50 나는 그분의 명령이 영원한 생명임을 안다.
그래서 내가 하는 말은 아버지께서 나에게 말씀하신 그대로 하는 말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하느님,
이 거룩한 교환의 제사로
한 분이시며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과 저희를 하나 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거룩한 진리를 깨닫고 삶으로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부활 감사송 1 : 파스카의 신비>
주님, 언제나 주님을 찬송함이 마땅하오나
특히 그리스도께서 저희를 위하여 파스카 제물이 되신 이 밤(날, 때)에
더욱 성대하게 찬미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신 참된 어린양이시니
당신의 죽음으로 저희 죽음을 없애시고
당신의 부활로 저희 생명을 되찾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부활의 기쁨에 넘쳐 온 세상이 환호하며
하늘의 온갖 천사들도 주님의 영광을 끝없이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요한 15,16.19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아 세웠으니, 가서 열매를 맺어라. 너희 열매는 길이 남으리라.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한 신비의 은총으로 저희를 가득 채워 주셨으니
자비로이 도와주시어
저희가 옛 삶을 버리고 새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어제 복음에 이어 오늘 본문도 “나”라는 말이 절마다 등장할 정도로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를 직접적으로 알려 줍니다. 무엇보다도 예수님께서는 “큰 소리로” 당신께서 ‘하느님과 완전히 일체’이신 분이심을 선언하십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보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계시하고자 보내지셨고, 따라서 우리는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어 빛과 어둠, 구원과 심판이라는 ‘대조 개념’을 통하여 당신의 두 가지 사명을 말씀하십니다.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 누구나 어둠 속에 머무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나는 세상을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러 왔다.” 우리가 어둠 속에 방치되지 않고 구원받게 하는 것이 그분의 사명이라는 말씀입니다.
그 뒤 예수님께서는 다시 ‘일체’라는 주제로 돌아가십니다. “내가 하는 말은 아버지께서 나에게 말씀하신 그대로 하는 말이다.” 당신의 말씀이 곧 하느님의 말씀이기에 언제나 진리이고 생명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독서는 이 ‘말씀’이 얼마나 살아 있고 역동적 생명력을 가졌는지를 증언합니다. “그 무렵 하느님의 말씀은 더욱 자라면서 널리 퍼져 나갔다.”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라고 옮긴 그리스 말 ‘크라조’는 비명을 지르듯이 격하게 소리치는 행위를 말합니다. 아무리 말해도 받아들이지 않고 끝없이 증거와 표징만을 요구하는 유다인들에게 예수님께서는 마지막으로 당신께서 누구이시며 무슨 사명으로 오셨는지 격렬한 어조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어둠에 있지 않게 빛으로 오셨지만, 우리가 여전히 소모적 의심으로 어둠을 붙잡고 있으면 그 빛을 마주하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 아무리 날마다 말씀을 통하여 단단하고 격렬한 어조로 경고하신다고 하여도 말입니다.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