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26일 일요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청소년 주일)
교회는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주일을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 고백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초기 교회 때부터 이어져 왔다. 삼위일체 대축일이 보편 전례력에 들어온 것은 14세기, 요한 22세 교황 때이다.
한국 교회는 해마다 5월의 마지막 주일을 ‘청소년 주일’로 지낸다. 청소년들이 우정과 정의, 평화에 대한 열망을 키우며 자라도록 도와주려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그리스도의 진리와 사랑을 전함으로써 교회가 그들과 함께 세계의 정의와 평화를 위하여 노력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5년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세계 젊은이의 날’을 제정하였는데, 우리나라는 1989년부터 5월의 마지막 주일을 이날로 지내 왔다. 1993년부터 ‘청소년 주일’로 이름을 바꾸어 지내고 있다.
오늘 전례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이는 미사를 시작할 때 사제가 삼위의 이름으로 교우들과 나누는 인사입니다. 은총과 사랑과 친교의 원천이신 삼위일체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미사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주님께서 위로는 하늘에서, 아래로는 땅에서 하느님이시다. 다른 하느님은 없다.>4,32-34.39-40
화답송시편 33(32),4-5.6과 9.18-19.20과 22(◎ 12ㄴ 참조)
제2독서
<여러분은 여러분을 자녀로 삼도록 해 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이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는 것입니다.>8,14-17
복음 환호송묵시 1,8 참조
복음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어라.>28,16-20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삼위일체이신 주님,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를 기리는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를 온 세상에 담대히 선포하게 하소서.
2. 정치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스승이신 주님, 정치인들에게 통찰의 은총을 주시어,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보며, 가난한 이들과 배려가 필요한 이들 그리고 새 세대에게 맞갖은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하게 하소서.
3. 청소년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진리의 빛이신 주님, 몸과 마음이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돌보아 주시어, 저마다 삶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서 씩씩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지혜이신 주님, 지역 사회를 이끌어 가는 이들을 도와주시어, 제도와 규범이 언제나 사람을 위한 것임을 생각하게 하시고, 주민들을 위하여 현명한 결정들을 내리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1 :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의 신비(삼위일체 대축일)>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드님과 성령과 함께 한 하느님이시며 한 주님이시나
한 위격이 아니라 한 본체로 삼위일체 하느님이시옵니다.
주님의 계시로 저희가 믿는 주님의 영광은
아드님께도 성령께도 다름이 없나이다.
그러므로 위격으로는 각각이시요 본성으로는 한 분이시며
위엄으로는 같으심을 흠숭하오며
영원하신 참하느님을 믿어 고백하나이다.
그러므로 모든 천사와 대천사와 케루빔과 세라핌도
주님을 끊임없이 찬송하며 소리 맞춰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갈라 4,6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는 사랑 자체이시고, 언제나 사랑으로 우리를 이끌고 계심을 삶에서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길이란 결국 우리가 고백하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이도록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 가는 여정임을 다시 한번 생각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마태오 복음서의 마무리 부분입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이 장엄히 선포되는데, 예수님께서는 이 중요한 대목을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라는 수동형 문장으로 시작하십니다. 당신의 모든 일이 아버지에게서 위탁되고 주어진 것임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아들에게 모든 권한을 주신 아버지께서 어떤 분이신지는 제1독서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땅 위에 사람을 창조하신 날부터” 늘 인간과 함께 계셨던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과 함께하시고자 당신의 아드님을 우리 가운데 보내십니다. 더욱이 제2독서에서 바오로는, ‘성령의 도우심’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공동 상속자”가 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하느님의 ‘함께하심’이 ‘예수님과 우리가 공동 상속자’라는 내용으로 선언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오늘 독서와 복음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인간과 함께하시려고 어떠한 일들을 하셨는지 그 구원의 역사를 요약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구원 역사는 오늘 복음의 마지막 말씀인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라는 준엄한 약속으로 마무리됩니다.
육화하신 ‘성자’께서는 구약 내내 인류와 함께하신 ‘성부’의 완전하고 결정적인 계시이시고, 이렇게 성자 안에 성부께서 온전히 드러나셨음을 깨닫게 하시는 분이 ‘성령’이십니다. 일반적으로 삼위일체를 ‘신비’라고 하는데, 이해할 수 없는 애매함 때문이 아니라, 관계 안에서 사랑을 통한 체험으로 인식되고 확인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삼위일체의 결정적 신비는 오늘 복음의 마지막 선언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에 내포되어 있습니다. ‘세상 끝 날까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지금 내 삶과 주변에서 구체적으로 체험하지 못한다면 삼위일체의 관계적 신비는 당연히 이해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