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6월 02일 일요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은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날이다. 이날 교회는 예수님께서 성목요일에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것과, 사제가 거행하는 성체성사로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어 우리 가운데 계시는 주님의 현존을 기념하고 묵상한다.
보편 교회는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다음 목요일에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의무 축일로 지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사목적 배려로 주일로 옮겨 지낸다.
오늘 전례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우리와 구원의 계약을 맺으셨습니다. 당신의 살과 피를 우리에게 내어 주신 새 계약의 중개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성체와 성혈을 기리며 미사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시편 81(80),17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제1독서
<이는 주님께서 너희와 맺으신 계약의 피다.>24,3-8
화답송시편 116(114─115),12-13.15와 16ㄷㄹ.17-18(◎ 13)
제2독서
<그리스도의 피는 우리의 양심을 깨끗하게 할 것입니다.>9,11-15
부속가
<21절부터 시작하여 짧게 할 수도 있다.>복음 환호송요한 6,51 참조
복음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14,12-16.22-26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목자이신 주님, 성체성사를 통하여 주님의 몸과 피를 축성하는 사제들을 거룩하게 지켜 주시고, 사제들에게 주님과 교회를 향한 열정을 심어 주시어, 세상의 유혹을 멀리하고 검소하며 겸손한 생활로 그리스도의 모습을 온전히 닮게 하소서.
2.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임금이신 주님, 욕심과 이기심으로 평화를 잃은 저희를 굽어살피시어, 통회의 마음으로 대립을 극복하고 화해하여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평화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3. 자살의 유혹을 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 정신적 육체적 고통으로 자살의 유혹을 받는 이들을 굽어살피시어, 외로움과 참을 수 없는 고통의 순간에 함께하여 주시어 잘 이겨 내게 하시고, 사회의 관심과 이웃의 보살핌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켜 주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이신 주님, 생명의 양식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리는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굽어보시어, 깨끗한 마음으로 성체와 성혈의 신비를 묵상하며 자신을 내어 주는 삶을 살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성찬 감사송 2 : 지극히 거룩한 성찬의 열매>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참되고 영원한 사제이신 그리스도께서는
길이 지속되는 제사를 제정하시어
먼저 자신을 아버지께 구원의 제물로 봉헌하시고
저희도 당신을 기억하여 봉헌하도록 명하셨나이다.
저희를 위하여 희생되신 주님의 살을 받아 먹어
저희는 튼튼해지고
저희를 위하여 흘리신 주님의 피를 받아 마시어
저희는 깨끗해지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요한 6,56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전지전능 주 예수님, 이 세상에 죽을 인생, 저세상에 들이시어, 하늘 시민 되게 하고, 주님 밥상 함께 앉는, 상속자로 만드소서.” 오늘 미사의 부속가인 성체 송가의 한 구절입니다. 주님의 밥상에 함께 앉는 하늘의 시민답게 우리도 자신을 내어 주며 살아가기로 다짐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제1독서는 모세를 통하여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이 맺은 계약을 들려줍니다. 고대 근동 지방에서는 계약을 맺을 때, 동물을 반으로 가르고 그 피를 제단과 사람들에게 뿌렸습니다. 이스라엘도 같은 방식으로 하느님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계명과 법규를 충실히 지킨다면,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당신 백성으로 삼으시고(탈출 19,5-6 참조) 복을 내리신다는 계약입니다(탈출 20,6; 신명 30,16 참조). 이 계약을 체결하고자 모세는 소를 잡아 번제물로 바치고 그 피를 제단과 백성들에게 뿌립니다(탈출 24,4-6 참조).
제2독서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하느님과 새 계약을 맺는 제사였음을 알려 줍니다.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과 맺은 계약이 옛 계약(구약)이라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이’ 하느님과 맺은 계약은 새 계약(신약)입니다. 불완전한 인간의 중개가 아닌 그리스도라는 ‘완전한 대사제’를 통해서, 불완전한 제물인 동물의 피가 아닌 흠 없는 어린양이신 그리스도께서 스스로 ‘완전한 제물’이 되시어, 당신의 피를 십자가라는 제단과 우리 위에 흘리시며 맺으시는 ‘완전한 계약’입니다.
이렇게 하느님과 신앙의 성조들이 맺은 계약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으로 완성됩니다. 이 단 한 번의 십자가 희생 제사로 세상의 죄를 없애시고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습니다. 이제 이 제사는 날마다 성찬례 안에서 되풀이되어 기억되고 재현됩니다. 우리는 성찬례를 거행할 때마다 우리의 죄를 씻어 주시고, 영원한 계약을 맺으시려고 ‘몸’과 ‘피’를 내주신 주님의 깊고 진한 사랑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이 사랑은 우리도 다른 이에게 몸과 피를 내주도록 재촉합니다(2코린 5,14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