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6월 13일 목요일
[백]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기념일
1195년 포르투갈 리스본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안토니오 성인은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를 거쳐 성 십자가 수도회에서 생활하다가 사제가 되었다. 성인은 모로코에서 최초로 순교한 작은 형제회 수사들의 유해가 포르투갈에 도착하였을 때 깊은 감명을 받아, 아프리카 선교의 꿈을 안고 작은 형제회로 소속을 옮겼다. 모로코에 선교사로 파견되었다가 이탈리아로 돌아온 성인은 파도바에서 뛰어난 설교로 많은 이를 주님께 이끌었으나 1231년 열병으로 서른여섯 살에 선종하였다. 성인은 이례적으로 선종한 이듬해에 바로 그레고리오 9세 교황에게 시성되었다.
입당송 시편 132(131),9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엘리야가 기도하자, 하늘이 비를 내렸다(야고 5,18 참조).>18,41-46
화답송시편 65(64),10ㄱㄴㄷㄹ.10ㅁ-11.12-13(◎ 2ㄱㄴ)
복음 환호송요한 13,34 참조
복음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5,20ㄴ-26
예물 기도
영성체송 마태 24,46-47 참조
루카 12,4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어제 복음에서 율법이 완성되어야 함을 말씀하신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율법이 어떻게 완성되는지 구체적인 본보기로 가르치십니다(5,21-48 참조). 예수님께서 율법을 완성하시는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간음하지 마라.’는 율법을 ‘음욕을 품고 바라보지 마라.’고 이르신 것처럼, 행위뿐만 아니라 내면에 자리 잡은 죄의 뿌리를 원천적으로 뽑아내는 것입니다. 둘째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율법을 “원수를 사랑하여라.”라고 하신 것처럼 율법에서 제시하는 범위를 더 넓게 확장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살인이라는 행위를 금지하는 율법을 넘어서, 살인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인 화를 금지하십니다. 이로써 우리를 더 깊은 수준의 내면생활로 초대하시며 율법의 진정한 목적으로 이끄십니다.
우리는 고해성사 전에 자신이 지은 죄를 성찰합니다. 이때 우리가 저지른 죄의 행위만 생각하고는 합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죄를 어떻게 저질렀고, 그 죄를 몇 번 지었는지 세어 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은 우리를 더 깊고 성숙한 성찰로 초대합니다. 우리를 죄짓게 하는,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죄의 뿌리를 바라보게 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던 이 죄의 뿌리가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움직이고, 그 생각이 어떻게 습성과 태도를 형성하는지 드러나게 됩니다. 그러면 그 죄가 몇 번의 실수만이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나의 태도와 습성이며, 내 삶과 온 존재의 총체적인 문제임을 깨닫게 됩니다. 잡초를 없애려면 땅 위로 보이는 줄기만이 아니라 뿌리까지 베고 캐내야 합니다. 죄의 뿌리를 봄으로써 우리는 진정한 회개의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