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0일 목요일

[녹]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입당송 에스 4,17②-③ 참조

주님, 모든 것이 당신의 권능 안에 있어, 당신 뜻을 거스를 자 없나이다. 당신이 하늘과 땅을 지으시고 하늘 아래 모든 것을 만드셨으니, 당신은 만물의 주님이시옵니다.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 공로와 소망보다 더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시니
저희 기도를 들으시어
양심의 가책을 받은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감히 청하지 못하는 은혜도 내려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여러분은 율법에 따른 행위로 성령을 받았습니까? 아니면, 복음을 듣고 믿어서 성령을 받았습니까?>
▥ 사도 바오로의 갈라티아서 말씀입니다.
3,1-5
1 아, 어리석은 갈라티아 사람들이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모습으로
여러분 눈앞에 생생히 새겨져 있는데, 누가 여러분을 호렸단 말입니까?
2 나는 여러분에게서 이 한 가지만은 알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율법에 따른 행위로 성령을 받았습니까?
아니면, 복음을 듣고 믿어서 성령을 받았습니까?
3 여러분은 그렇게도 어리석습니까?
성령으로 시작하고서는 육으로 마칠 셈입니까?
4 여러분의 그 많은 체험이 헛일이라는 말입니까?
참으로 헛일이라는 말입니까?
5 그렇다면 여러분에게 성령을 주시고
여러분 가운데에서 기적을 이루시는 분께서,
율법에 따른 여러분의 행위 때문에 그리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여러분이 복음을 듣고 믿기 때문에 그리하시는 것입니까?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루카 1,69-70.71-72.73-75(◎ 68 참조)

◎ 찬미받으소서,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 주님은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네.
○ 우리를 위하여 당신 종 다윗 집안에서, 힘센 구원자를 세워 주셨네. 거룩한 예언자들의 입으로, 예로부터 말씀하신 대로 하셨네. ◎
○ 우리 원수들에게서, 우리를 미워하는 자들의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리라. 그분은 우리 조상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당신의 거룩한 계약을 기억하셨네. ◎
○ 우리 조상 아브라함에게 맹세하신 대로, 우리가 원수들의 손에서 풀려나, 아무 두려움 없이, 한평생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의롭게 당신을 섬기게 하셨네. ◎

복음 환호송사도 16,14 참조

◎ 알렐루야.
○ 주님, 저희 마음을 열어 주시어 당신 아드님 말씀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 알렐루야.

복음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5-13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5 이르셨다.
“너희 가운데 누가 벗이 있는데,
한밤중에 그 벗을 찾아가 이렇게 말하였다고 하자.
‘여보게, 빵 세 개만 꾸어 주게.
6 내 벗이 길을 가다가 나에게 들렀는데 내놓을 것이 없네.’
7 그러면 그 사람이 안에서,
‘나를 괴롭히지 말게. 벌써 문을 닫아걸고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네.
그러니 지금 일어나서 건네줄 수가 없네.’ 하고 대답할 것이다.
8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사람이 벗이라는 이유 때문에 일어나서 빵을 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줄곧 졸라 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
9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10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11 너희 가운데 어느 아버지가 아들이 생선을 청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겠느냐?
12 달걀을 청하는데 전갈을 주겠느냐?
13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주님께서 세우신 이 제사를 받아들이시어
저희가 정성을 다하여 마땅히 거행하는 이 거룩한 신비로
저희를 거룩하게 하시고 주님의 구원을 이루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애가 3,25

당신을 바라는 이에게, 당신을 찾는 영혼에게 주님은 좋으신 분.
<또는>
1코린 10,17 참조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이어도 한 몸이네. 우리 모두 같은 빵과 같은 잔을 함께 나누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성체를 받아 모신 저희가 이 성사의 힘으로 자라나
마침내 그리스도와 하나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멀어지도록 신자들을 호린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여러 가지가 그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바오로 사도가 편지를 쓸 때 문제가 된 것은, 유다교를 배경으로 하면서 유다인이 아닌 이들에게까지 율법을 따르라고 요구한 이들이었습니다. 본래 유다인이었던 이들과 달리 이교인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일 경우 굳이 할례를 받고 율법 규정들을 따르는 것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말하자면 유다교를 거쳐 그리스도교로 가야 하는 것처럼 생각한 이들 때문에, 바오로 사도는 복음에 대한 믿음이 필요할 뿐이라고 힘껏 말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염려한 것은 “율법에 따른 행위”(갈라 3,2)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를 밀어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이 자신의 업적으로 구원을 얻을 수 있었다면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 박히실 필요가 없었습니다. 결국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의 경쟁자는 나 자신이고, 내가 예수님의 자리를 빼앗으려 하는 것입니다.
바오로 서간들의 뒷부분에서 주로 볼 수 있듯이 구원된 이의 삶은 복음을 알지 못하던 때의 삶과 달라집니다. 그러나 이것은 구원에 뒤따르는 결과이지 구원을 얻는 데 필요한 조건은 아닙니다. 행위가 중요하지 않다고, 이교인과 똑같이 살아도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산다면 오히려 그가 정말 복음을 믿고 있는 것인지 의심하게 될 것입니다. 복음을 따르는 삶이 구원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원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안소근 실비아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