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7일 일요일

[녹] 연중 제30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제30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외아드님을 의롭고 자비하신 사제로 삼아, 눈먼 이들에게 빛을 주시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간절한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우리가 아드님의 모습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깨달아 아버지를 바라보며 나아가게 하십니다.

입당송 시편 105(104),3-4

주님을 찾는 마음은 기뻐하여라. 주님과 그 권능을 구하여라. 언제나 그 얼굴을 찾아라.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 안에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자라나게 하시고
저희가 하느님의 계명을 지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눈먼 이와 다리저는 이를 위로하며 이끌어 주리라.>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
31,7-9
7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야곱에게 기쁨으로 환호하고 민족들의 으뜸에게 환성을 올려라.
이렇게 외치며 찬양하여라.
‘주님, 당신 백성과 이스라엘의 남은 자들을 구원하소서!’
8 내가 이제 그들을 북녘땅에서 데려오고 땅끝에서 모아들이리라.
그들 가운데에는 눈먼 이와 다리저는 이
아이를 밴 여인과 아이를 낳는 여인도 함께 있으리라.
그들이 큰 무리를 지어 이곳으로 돌아오리라.
9 그들은 울면서 오리니 내가 그들을 위로하며 이끌어 주리라.
물이 있는 시냇가를 걷게 하고 넘어지지 않도록 곧은길을 걷게 하리라.
나는 이스라엘의 아버지가 되었고 에프라임은 나의 맏아들이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26(125),1-2ㄱㄴ.2ㄷㄹ-3.4-5.6(◎ 3 참조)

◎ 주님이 큰일을 하셨기에 우리는 기뻐하였네.
○ 주님이 시온을 귀양에서 풀어 주실 때, 우리는 마치 꿈꾸는 듯하였네. 그때 우리 입에는 웃음이 넘치고, 우리 혀에는 환성이 가득 찼네. ◎
○ 그때 민족들이 말하였네. “주님이 저들에게 큰일을 하셨구나.” 주님이 우리에게 큰일을 하셨기에, 우리는 기뻐하였네. ◎
○ 주님, 저희의 귀양살이, 네겝 땅 시냇물처럼 되돌리소서. 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 ◎
○ 뿌릴 씨 들고 울며 가던 사람들, 곡식 단 안고 환호하며 돌아오리라. ◎

제2독서

<너는 멜키체덱과 같이 영원한 사제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5,1-6
1 모든 대사제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뽑혀
사람들을 위하여 하느님을 섬기는 일을 하도록 지정된 사람입니다.
곧 죄 때문에 예물과 제물을 바치는 것입니다.
2 그는 자기도 약점을 짊어지고 있으므로,
무지하여 길을 벗어난 이들을 너그러이 대할 수 있습니다.
3 그리고 연약한 탓에 백성의 죄뿐만 아니라 자기의 죄 때문에도
제물을 바쳐야 합니다.
4 이 영예는 어느 누구도 스스로 얻는 것이 아니라,
아론과 같이 하느님에게서 부르심을 받아 얻는 것입니다.
5 이처럼 그리스도께서도 대사제가 되는 영광을 스스로 차지하신 것이 아니라,
그분께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노라.” 하고 말씀하신 분께서
그렇게 해 주신 것입니다.
6 또 다른 곳에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너는 멜키체덱과 같이 영원한 사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2티모 1,10 참조

◎ 알렐루야.
○ 우리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님은 죽음을 없애시고 복음으로 생명을 환히 보여 주셨네.
◎ 알렐루야.

복음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46ㄴ-52
그 무렵 46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많은 군중과 더불어 예리코를 떠나실 때에,
티매오의 아들 바르티매오라는 눈먼 거지가 길가에 앉아 있다가,
47 나자렛 사람 예수님이라는 소리를 듣고,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치기 시작하였다.
48 그래서 많은 이가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49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불러오너라.” 하셨다.
사람들이 그를 부르며,
“용기를 내어 일어나게. 예수님께서 당신을 부르시네.” 하고 말하였다.
50 그는 겉옷을 벗어 던지고 벌떡 일어나 예수님께 갔다.
51 예수님께서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 눈먼 이가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52 예수님께서 그에게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고 이르시니,
그가 곧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을 따라 길을 나섰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좋으신 주님, 주님의 백성인 교회를 돌보시어, 주님의 가르침 대로 곧은길을 걸으며 본보기가 되고, 주님을 찾는 이들에게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전하게 하소서.

2. 정치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공정이신 주님, 이 땅의 정치인들을 굽어살피시어, 모든 일은 사랑의 마음에서 비롯함을 깨닫게 하시고, 그들이 올바르게 판단하며 주님의 정의를 실천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3. 감옥에 갇힌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자이신 주님, 감옥에 갇힌 이들의 몸과 마음을 살펴 주시고, 출소자들과 범죄의 피해자들 그리고 이들을 돕는 모든 이에게 주님의 위로와 힘을 주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저희가 몸담고 있는 이 생활 공동체를 사랑으로 이끄시어, 주님께서 주신 본모습을 온전히 가꾸며, 구성원들이 모두 다 함께 행복할 수 있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주님께 올리는 이 예물을 굽어보시고
저희가 바치는 제사가 주님께 영광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6 : 영원한 파스카의 보증>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저희는 주님 안에서 숨 쉬고 움직이며 살아가오니
이 세상에서 날마다 주님의 인자하심을 체험할 뿐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보장받고 있나이다.
주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일으키셨으니
성령의 첫 열매를 지닌 저희에게도
파스카 신비가 영원히 이어지리라 희망하고 있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도 모든 천사와 함께 주님을 찬미하며
기쁨에 넘쳐 큰 소리로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20(19),6 참조

당신의 구원에 우리가 환호하며, 하느님 이름으로 깃발을 높이리이다.
<또는>
에페 5,2 참조
그리스도는 우리를 사랑하셨네.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놓으시어, 하느님께 향기로운 예물로 바치셨네.

영성체 후 묵상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굳은 믿음으로 간절히 부르짖는 이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응답하십니다. 큰 소리로 부르짖어도 응답이 없다고 잠자코 있지 말고 용기를 내어 다시 외칩시다.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체성사의 은혜를 풍부히 내려 주시어
저희가 거행하는 이 신비를 그대로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독서와 복음을 함께 읽다 보니 눈에 띄는 구절이 있습니다. 제1독서에서 “주님, …… 구원하소서!”(예레 31,7)라고 외치라고 되어 있는데, 복음에서는 바르티매오가 과연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마르 10,47)라고 외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이가 그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였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고 합니다.
그를 꾸짖었던 이들은 그가 길을 가시던 예수님께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였고, 또 어쩌면 너무 많은 이가 예수님께 도움을 청하며 외쳐댔기에 예수님께서 그들을 다 상대하실 수 없다고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레미야서에서는, “이렇게 외치며 찬양하여라.”(31,7)라고 말합니다. “구원하소서!”라고 외치는 것이 자신을 도와주시기를 요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원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찬양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알기에, 그분께 구원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분을 향하여 외칩니다. 주님께서는 당신 백성에게 그러한 신앙을 바라셨습니다.
복음에서도 바르티매오는 예수님께 자비를 청하며 외쳤는데 예수님께서는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마르 10,52)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이 꾸짖는데도 그가 외쳤던 것이 그의 찬양이고 신앙 고백이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불러오라고 하시고 사람들 앞에서 그가 자신의 입으로 치유를 청하게 하심으로써, 그의 믿음을 드러내십니다. 바르티매오는 예수님께서 자신을 고쳐 주실 수 있음을 의심 없이 믿고, 이로써 그를 꾸짖던 사람들 앞에서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다시 찬양합니다. 

(안소근 실비아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