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 첫째 미사

(『로마 미사 경본』: 943-946면 / 『미사 독서』3: 460-470면 )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은 죽은 모든 이의 영혼, 특히 연옥 영혼들이 하루빨리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기도하는 날이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오늘 세 대의 위령 미사를 봉헌해 왔다. 이러한 특전은 15세기 에스파냐의 도미니코 수도회에서 시작되었다. 교회는 ‘모든 성인 대축일’인 11월 1일부터 8일까지 묘지를 방문하여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서 기도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입당송 1테살 4,14; 1코린 15,22 참조

예수님이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셨듯이, 하느님은 예수님을 통하여 죽은 이들을 예수님과 함께 데려가시리라. 아담 안에서는 모든 사람이 죽었지만, 그리스도 안에서는 모든 사람이 살아나리라.

본기도 

주님,
성자께서 죽음에서 부활하시어 저희의 믿음을 깊게 하셨으니
저희의 기도를 인자로이 들으시고
저희도 세상을 떠난 주님의 종들과 더불어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리라는 굳건한 희망을 지니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나는 알고 있다네, 나의 구원자께서 살아 계심을.>
▥ 욥기의 말씀입니다.
19,1.23-27ㄴ
1 욥이 말을 받았다.
23 “아, 제발 누가 나의 이야기를 적어 두었으면!
제발 누가 비석에다 기록해 주었으면!
24 철필과 납으로 바위에다 영원히 새겨 주었으면!
25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네, 나의 구원자께서 살아 계심을.
그분께서는 마침내 먼지 위에서 일어서시리라.
26 내 살갗이 이토록 벗겨진 뒤에라도 이 내 몸으로 나는 하느님을 보리라.
27 내가 기어이 뵙고자 하는 분,
내 눈은 다른 이가 아니라 바로 그분을 보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27(26),1.4.7과 8ㄷ과 9ㄱ.13-14(◎ 1ㄱ 또는 13)

◎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이시다.
또는
◎ 저는 산 이들의 땅에서 주님의 어지심을 보리라 믿나이다.
○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나 누구를 두려워하랴? 주님은 내 생명의 요새. 나 누구를 무서워하랴? ◎
○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살며, 주님의 아름다움 바라보고, 그분의 성전 우러러보는 것이라네. ◎
○ 주님, 부르짖는 제 소리 들어 주소서. 자비를 베푸시어 응답하소서. 제가 당신 얼굴을 찾고 있나이다. 당신 얼굴 제게서 감추지 마소서. ◎
○ 저는 산 이들의 땅에서, 주님의 어지심을 보리라 믿나이다. 주님께 바라라. 힘내어 마음을 굳게 가져라. 주님께 바라라. ◎

제2독서

<그리스도의 피로 의롭게 된 우리는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의 진노에서 구원을 받게 될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5,5-11
형제 여러분, 5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6 우리가 아직 나약하던 시절,
그리스도께서는 정해진 때에 불경한 자들을 위하여 돌아가셨습니다.
7 의로운 이를 위해서라도 죽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혹시 착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누가 죽겠다고 나설지도 모릅니다.
8 그런데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증명해 주셨습니다.
9 그러므로 이제 그분의 피로 의롭게 된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의 진노에서 구원을 받게 되리라는 것은 더욱 분명합니다.
10 우리가 하느님의 원수였을 때에
그분 아드님의 죽음으로 그분과 화해하게 되었다면,
화해가 이루어진 지금 그 아드님의 생명으로 구원을 받게 되리라는 것은
더욱 분명합니다.
11 그뿐 아니라 우리는 또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을 자랑합니다.
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제 화해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마태 25,34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 알렐루야.

복음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12ㄴ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산으로 오르셨다.
그분께서 자리에 앉으시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2 예수님께서 입을 여시어 그들을 이렇게 가르치셨다.
3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4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5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6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7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8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9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10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11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12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분열과 갈등의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평화의 봉사자로서 사랑과 공감의 언어로 화해를 이끌어 내고, 세상의 평화를 위하여 앞장서게 하소서.

2. 세계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창조주이신 주님, 세계 지도자들의 마음에 생명의 소중함을 불러일으키시어, 인간의 생명과 자유와 행복을 위하여 노력하고, 창조된 모든 것을 조화롭게 지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3. 자녀를 잃은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자이신 주님, 아들딸을 잃고 슬퍼하는 모든 부모를 돌보아 주시어, 그들이 공동체의 도움으로 고통을 이겨 내며, 마침내 성령께서 주시는 참평화와 위로를 얻어 누리게 하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위령 성월을 맞은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굽어살피시어, 공동체를 위하여 일하다가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며, 더욱더 열심히 기도하고 다 함께 기쁘게 살아가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성자께서 세우신 사랑의 큰 성사로 하나 되어
저희가 바치는 이 예물을 자비로이 굽어보시고
세상을 떠난 주님의 종들이 성자와 함께 천상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감사송

<위령 감사송 1 :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부활의 희망>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 복된 부활의 희망을 주셨기에
저희는 죽어야 할 운명을 슬퍼하면서도
다가오는 영생의 약속으로 위로를 받나이다.
주님,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옮아감이오니
세상에서 깃들이던 이 집이 허물어지면
하늘에 영원한 거처가 마련되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요한 11,25-26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세상을 떠난 주님의 종들을 위하여 파스카의 신비를 거행하고 비오니
그들을 빛과 평화의 나라로 이끌어 주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교회는 모든 성인 대축일인 어제 천상 교회의 성인들에게 지상의 나그네인 우리 구원을 위하여 전구를 청하였으며, 오늘 위령의 날에는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연옥 영혼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어제와 오늘, 이 두 날에 걸쳐 우리는 천상 교회와 지상 교회 그리고 연옥에 있는 이들이 하나임을 기억하며, 서로 기도해 주고 영적인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음을 믿습니다.
세상을 온전히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며 그 안에서 서로 온갖 것을 주고받습니다. 죽음 이후의 생명을 믿고 희망하는 교회는 이러한 관계가 세상을 떠난 이들과도 지속된다고 믿습니다. 성인들의 통공에 대한 교리는 이처럼 산 이들과 죽은 이들이 모두 주님 안에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으며, 거룩함을 나누고 서로 도우며 살아간다는 믿음입니다.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 하느님 나라에 나아가고 있는 영혼들을 위하여 기도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세상에 남아 있는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자비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을 떠나보내고 세상에 남은 이들은 그리움과 더불어, 살아생전에 더 잘해 주지 못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통공의 교리는 우리가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직도 남아 있음을 알려 줍니다. 그들이 영원한 안식을 누리도록 기도하는 것입니다. 오늘 위령의 날을 맞아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영혼을 기억하며 그들이 평안한 쉼을 얻도록 기도하는 하루로 보내기를 바랍니다. 

(최정훈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