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3일 수요일

[녹] 연중 제32주간 수요일

입당송 시편 88(87),3 참조

주님, 제 기도 당신 앞에 이르게 하소서. 제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이소서.

본기도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에게 해로운 것을 모두 물리쳐 주시어
저희가 평안한 몸과 마음으로
자유로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우리는 그릇된 길에 빠졌으나 하느님께서 당신 자비에 따라,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티토서 말씀입니다.
3,1-7
사랑하는 그대여, 1 신자들에게 상기시켜,
통치자들과 집권자들에게 복종하고 순종하며
모든 선행을 할 준비를 갖추게 하십시오.
2 남을 중상하지 말고 온순하고 관대한 사람이 되어
모든 이를 아주 온유하게 대하게 하십시오.
3 사실 우리도 한때 어리석고 순종할 줄 몰랐고 그릇된 길에 빠졌으며,
갖가지 욕망과 쾌락의 노예가 되었고,
악과 질투 속에 살았으며, 고약하게 굴고 서로 미워하였습니다.
4 그러나 우리 구원자이신 하느님의 호의와 인간애가 드러난 그때,
5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한 의로운 일 때문이 아니라 당신 자비에 따라,
성령을 통하여 거듭나고 새로워지도록 물로 씻어 구원하신 것입니다.
6 이 성령을 하느님께서는 우리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풍성히 부어 주셨습니다.
7 그리하여 우리는 그분의 은총으로 의롭게 되어,
영원한 생명의 희망에 따라 상속자가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23(22),1-3ㄱ.3ㄴㄷ-4.5.6(◎ 1)

◎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 돋우어 주시네. ◎
○ 당신 이름 위하여, 나를 바른길로 이끌어 주시네.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두려울 것 없나이다. 당신의 막대와 지팡이, 저에게 위안이 되나이다. ◎
○ 원수들 보는 앞에서 제게 상을 차려 주시고, 머리에 향유를 발라 주시니, 제 술잔 넘치도록 가득하옵니다. ◎
○ 제 한평생 모든 날에 은총과 자애만이 따르리니, 저는 오래오래 주님 집에 사오리다. ◎

복음 환호송1테살 5,18

◎ 알렐루야.
○ 모든 일에 감사하여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너희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이다.
◎ 알렐루야.

복음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11-19
11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에
사마리아와 갈릴래아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다.
12 그분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시는데 나병 환자 열 사람이 그분께 마주 왔다.
그들은 멀찍이 서서 13 소리를 높여 말하였다.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14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보시고,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가는 동안에 몸이 깨끗해졌다.
15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16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다.
17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18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19 이어서 그에게 이르셨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이 제사를 자비로이 굽어보시어
저희가 성자의 수난을 기념하며
믿음과 사랑으로 그 신비를 따르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23(22),1-2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네.
<또는>
루카 24,35 참조
빵을 나눌 때, 제자들은 주 예수님을 알아보았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성체로 힘을 얻고 감사하며 자비를 바라오니
저희에게 성령을 보내시어
성령의 힘으로 저희 삶을 변화시켜 주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믿음이 청원과 감사와 함께 커져 간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나병 환자 열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자비를 청하고, 주님 말씀대로 사제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그들은 모두 자신들이 청한 것을 얻습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에서 오직 한 사람만이 다시 돌아와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립니다. 그때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카 17,19).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주님의 업적임을 알고 돌아와 감사를 드린 이만 예수님께 믿음을 확인받습니다.
우리는 청원 기도와 감사 기도를 통하여 믿음을 키워 나갈 수 있습니다. 청원 기도를 하고 그 청원이 어떤 방식으로든 이루어진 체험을 한 뒤, 그것에 대한 감사 기도를 드릴 때 우리 믿음이 커지고 굳건해집니다. 필요할 때 애타게 청원 기도를 해도 그 청원이 어떤 방식으로 응답받았는지 알아보지 못한다면, 그래서 주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지 못하는 사람은 믿음이 깊어지지 못합니다. 삶의 중요한 시기와 고비 때에 절실하게 주님께 매달렸지만 그 시기를 넘긴 다음에 주님께 돌아오지 않은 많은 사람의 경우를 보면, 그들은 그때 참 열심히 기도드렸고 주님과 가까웠다고 추억하지만, 믿음이 크게 굳건해지지는 못하였던 듯합니다.
이처럼 청원 기도를 바치고 주님께 매달리는 것만으로는 굳은 믿음으로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청원에 응답하시는 주님을 깊이 체험하고 이에 감사하며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바칠 때, 믿음이 커지고 굳건해지며 그 믿음으로 우리는 주님과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갈 것입니다. 

(최정훈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