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5일 금요일

[녹] 연중 제32주간 금요일 또는
[백] 성 대 알베르토 주교 학자

입당송 시편 88(87),3 참조

주님, 제 기도 당신 앞에 이르게 하소서. 제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이소서.

본기도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에게 해로운 것을 모두 물리쳐 주시어
저희가 평안한 몸과 마음으로
자유로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이 가르침 안에 머물러 있는 이라야 아버지도 아드님도 모십니다.>
▥ 요한 2서의 말씀입니다.
4-9
선택받은 부인이여,
4 그대의 자녀들 가운데, 우리가 아버지에게서 받은 계명대로
진리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고 나는 매우 기뻤습니다.
5 부인, 이제 내가 그대에게 당부합니다.
그러나 내가 그대에게 써 보내는 것은 무슨 새 계명이 아니라
우리가 처음부터 지녀 온 계명입니다. 곧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6 그리고 그 사랑은 우리가 그분의 계명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고,
그 계명은 그대들이 처음부터 들은 대로
그 사랑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7 속이는 자들이 세상으로 많이 나왔습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의 몸으로 오셨다고 고백하지 않는 자들입니다.
그런 자는 속이는 자며 ‘그리스도의 적’입니다.
8 여러분은 우리가 일하여 이루어 놓은 것을 잃지 않고
충만한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을 살피십시오.
9 그리스도의 가르침 안에 머물러 있지 않고
그것을 벗어나는 자는 아무도 하느님을 모시고 있지 않습니다.
이 가르침 안에 머물러 있는 이라야 아버지도 아드님도 모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19(118),1.2.10.11.17.18(◎ 1 참조)

◎ 행복하여라,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이들!
○ 행복하여라, 온전한 길을 걷는 이들,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이들! ◎
○ 행복하여라, 그분의 법을 따르는 이들, 마음을 다하여 그분을 찾는 이들! ◎
○ 제 마음 다하여 당신을 찾나이다. 당신 계명 떠나 헤매지 않게 하소서. ◎
○ 행여 당신께 죄를 지을세라, 마음 깊이 당신 말씀 간직하나이다. ◎
○ 당신 종에게 은혜를 베푸소서. 제가 살아 당신 말씀 지키오리다. ◎
○ 제 눈을 열어 주소서. 당신의 놀라운 가르침 바라보리이다. ◎

복음 환호송루카 21,28 참조

◎ 알렐루야.
○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다.
◎ 알렐루야.

복음

<그날에 사람의 아들이 나타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26-37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6 “사람의 아들의 날에도 노아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27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였는데,
홍수가 닥쳐 그들을 모두 멸망시켰다.
28 또한 롯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사고팔고 심고 짓고 하였는데,
29 롯이 소돔을 떠난 그날에
하늘에서 불과 유황이 쏟아져 그들을 모두 멸망시켰다.
30 사람의 아들이 나타나는 날에도 그와 똑같을 것이다.
31 그날 옥상에 있는 이는 세간이 집 안에 있더라도 그것을 꺼내러 내려가지 말고,
마찬가지로 들에 있는 이도 뒤로 돌아서지 마라.
32 너희는 롯의 아내를 기억하여라.
33 제 목숨을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살릴 것이다.
3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날 밤에 두 사람이 한 침상에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35 두 여자가 함께 맷돌질을 하고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36)·37 제자들이 예수님께, “주님, 어디에서 말입니까?”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이 제사를 자비로이 굽어보시어
저희가 성자의 수난을 기념하며
믿음과 사랑으로 그 신비를 따르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23(22),1-2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네.
<또는>
루카 24,35 참조
빵을 나눌 때, 제자들은 주 예수님을 알아보았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성체로 힘을 얻고 감사하며 자비를 바라오니
저희에게 성령을 보내시어
성령의 힘으로 저희 삶을 변화시켜 주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어떤 사람에게 세 명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는 첫 번째 친구를 가장 좋은 친구로 여겼고 늘 함께 있고 싶어 하였습니다. 두 번째 친구는 좋아하기는 하였지만, 첫 번째 친구만큼 소중하게 여기지는 않았습니다. 세 번째 친구에게는 별로 큰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임금에게서 궁으로 들어오라는 부름을 받았습니다. 혹시 무슨 벌을 받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진 그는 세 명의 친구에게 임금 앞에 함께 가 달라고 차례로 부탁하였습니다.
그가 가장 좋은 친구라고 여긴 첫 번째 친구는 딱 잘라 거절하였습니다. 다음 두 번째 친구는 궁전 문 앞까지는 함께 가 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어렵다고 말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친구에게 부탁하였는데 그는 흔쾌히 대답하였습니다. “그래, 기꺼이 함께 가겠네. 자네는 어떤 나쁜 짓도 하지 않았으니 두려워할 것 없네. 내가 함께 가서 임금께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잘 말씀드려 주지.”
임금의 부름은 죽은 뒤 하느님 앞에 서는 것을 뜻합니다. 첫 번째 친구는 재산입니다. 사람은 살아 있는 동안 돈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그것을 모으려고 갖은 애를 쓰지만, 죽은 사람에게는 아무 소용없습니다. 두 번째 친구는 가족과 친척들입니다. 그들은 무덤까지 따라와 주지만, 죽은 이가 무덤에 묻히고 나면 그를 혼자 남겨 두고 돌아갑니다. 세 번째 친구는 선행입니다. 그의 선행은 그가 죽은 뒤에도 영원히 그와 함께 남아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탈무드에 나오는 유명한 세 친구 이야기로, 하느님 앞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 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상 마지막 순간에도 집과 들에 남겨진 재산에 마음을 쓰는 어리석은 자들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마지막 날에 주님 앞에 동행할 친구는 돈이나 재산이 아닌 오직 사랑의 실천뿐입니다.

(최정훈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