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 월요일

[녹]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또는
[백] 성 베드로 대성전과 성 바오로 대성전 봉헌

입당송 예레 29,11.12.14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재앙이 아니라 평화를 주노라. 나를 부르면 너희 기도를 들어 주고, 사로잡힌 너희를 모든 곳에서 데려오리라.

본기도 

주 하느님,
저희를 도와주시어
언제나 모든 선의 근원이신 주님을 기쁜 마음으로 섬기며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여라.>
▥ 요한 묵시록의 시작입니다.
1,1-4.5ㄴ; 2,1-5ㄱ
1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
하느님께서 머지않아 반드시 일어날 일들을 당신 종들에게 보여 주시려고
그리스도께 알리셨고, 그리스도께서 당신 천사를 보내시어
당신 종 요한에게 알려 주신 계시입니다.
2 요한은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증언,
곧 자기가 본 모든 것을 증언하였습니다.
3 이 예언의 말씀을 낭독하는 이와 그 말씀을 듣고
그 안에 기록된 것을 지키는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그때가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4 요한이 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에 이 글을 씁니다.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분과 그분의 어좌 앞에 계신 일곱 영에게서,
5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나는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2,1 “에페소 교회의 천사에게 써 보내라.
‘오른손에 일곱 별을 쥐고 일곱 황금 등잔대 사이를 거니는 이가 이렇게 말한다.
2 나는 네가 한 일과 너의 노고와 인내를 알고,
또 네가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사도가 아니면서 사도라고 자칭하는 자들을 시험하여
너는 그들이 거짓말쟁이임을 밝혀냈다.
3 너는 인내심이 있어서,
내 이름 때문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지치는 일이 없었다.
4 그러나 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다.
너는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저버린 것이다.
5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1-2.3.4와 6(◎ 묵시 2,7ㄴ 참조)

◎ 승리하는 사람에게는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게 해 주리라.
○ 행복하여라! 악인의 뜻에 따라 걷지 않는 사람, 죄인의 길에 들어서지 않으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 ◎
○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아, 제때에 열매 맺고, 잎이 아니 시들어, 하는 일마다 모두 잘되리라. ◎
○ 악인은 그렇지 않으니, 바람에 흩날리는 검불 같아라. 의인의 길은 주님이 아시고, 악인의 길은 멸망에 이르리라. ◎

복음 환호송요한 8,12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 알렐루야.

복음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주님,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8,35-43
35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가까이 이르셨을 때의 일이다.
어떤 눈먼 이가 길가에 앉아 구걸하고 있다가,
36 군중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37 사람들이 그에게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 하고 알려 주자,
38 그가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부르짖었다.
39 앞서 가던 이들이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40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데려오라고 분부하셨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물으셨다.
41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그가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42 예수님께서 그에게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고 이르시니,
43 그가 즉시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랐다.
군중도 모두 그것을 보고 하느님께 찬미를 드렸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지극히 높으신 주님께 바치는 이 예물을 굽어보시어
저희가 오롯이 주님을 사랑하며 살다가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73(72),28

저는 하느님 곁에 있어 행복하옵니다. 주 하느님을 피신처로 삼으리이다.
<또는>
마르 11,23.24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미 받은 줄로 믿어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지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하신 성체를 받아 모시고 간절히 비오니
성자께서 당신 자신을 기억하여 거행하라 명하신 이 성사로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예리코의 눈먼 이에게 하신 말씀은 이웃에게 호의를 베풀 때의 마음가짐에 대해서 묵상하게 합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에게 자비를 청하는 눈먼 이를 곧바로 고쳐 주시지 않고 물으십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루카 18,41) 예수님께서는 먼저 그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물으십니다. 눈먼 이는 예수님께 자신의 바람을 아룁니다.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18,41). 예수님께서는 그가 바라는 것을 베풀어 주십니다.
우리는 형제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할 때, 먼저 그가 바라는 것을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그가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라는 것을, 내가 하고 싶은 방식으로 주게 됩니다. 그것은 도움을 받는 사람보다 내 만족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애덕의 행위는 자신의 만족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 상대를 위한 행위여야 합니다. 그래서 이웃 사랑에는 상대의 마음을 살피는 세심한 배려와 겸손이 필요합니다. 도움을 주려는 선의가 자칫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가 필요하지도, 바라지도 않는 것을 받도록 강요할 때입니다.
살레시오회의 설립자인 요한 보스코 성인은 사랑에 대한 중요한 가르침을 전합니다.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자기중심적인 방식으로 사랑할 때 상대는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상대를 중심으로 사랑할 때 비로소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는 통찰입니다.

(최정훈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