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03일 금요일
[백] 주님 공현 대축일 전 금요일 또는
[백]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명
입당송 시편 112(111),4 참조
본기도
제1독서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아무도 죄를 짓지 않습니다.>2,29―3,6
화답송시편 98(97),1.3ㄷㄹ-4.5-6(◎ 3ㄷㄹ)
복음 환호송요한 1,14.12 참조
복음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1,29-34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 성탄 감사송 1 : 빛이신 그리스도>영성체송 1요한 4,9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주님 공현 대축일을 앞뒤로 하는 성탄 시기에 우리는 독서 말씀으로 요한의 첫째 서간을 계속해서 듣습니다. 요한 서간은 사람이 되시어 우리에게 오신 하느님의 외아드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하느님께서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다는 것을 확고하게 가르칩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주님의 오심을 부인하고 거절하는 완고한 세상에 휩쓸려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을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요한 1,29)으로,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1,33)으로 소개합니다. 그러면서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1,31)라고 거듭해서 증언합니다. ‘전에는 그분을 알지 못하였다.’는 말이 제게는 무엇보다 강렬한 증언으로 다가옵니다. ‘전에는 알지 못하였다.’는 이 말이 ‘지금은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는 뜻을 품고 있는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신학교 입학을 위한 교리 시험을 치르는데 이런 문제가 나왔습니다. “나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이신가?” 한참을 고민한 뒤 ‘진리의 길로 나를 부르시는 완고한 스승’이라는 요지로 답안을 적었습니다. 다행히 신학교에 합격하였지만 저는 분명히 압니다. 그때 저는 그분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어느 때인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턱없이 부족함을 고백하며 도와줄 이 예수님밖에 없노라 매달렸더니 그 비참에서 손을 잡아 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더 이상 스승이 아닌 주님이셨습니다.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하고 또렷하게 말하는 이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