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05일 일요일
[백] 주님 공현 대축일
‘주님 공현 대축일’은 또 하나의 ‘주님 성탄 대축일’이라고도 한다. 동방의 세 박사가 아기 예수님께 경배하러 간 것을 기념하는 날로, 이를 통하여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님의 탄생이 세상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님 공현 대축일을 해마다 1월 2일과 8일 사이의 주일에 지내고 있다.
오늘 전례
오늘은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인류의 빛이신 주님께서 모든 민족들에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 보이신 날입니다. 주님의 별을 보고 예물을 가지고 경배하러 온 동방 박사들처럼, 우리도 주님을 구세주로 고백하며 사랑의 실천으로 주님께 맞갖은 예물을 드립시다.
입당송 말라 3,1; 1역대 29,12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60,1-6
화답송시편 72(71),1-2.7-8.10-11.12-13(◎ 11 참조)
제2독서
<지금은 그리스도의 신비가 계시되었습니다. 곧 다른 민족들도 약속의 공동 상속자가 된다는 것입니다.>3,2.3ㄴ.5-6
복음 환호송마태 2,2 참조
복음
<우리는 동방에서 임금님께 경배하러 왔습니다.>2,1-12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구원의 주님, 다양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함께 겪는 교회를 굽어보시어, 더욱더 열린 모습으로 참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며 희망을 전하게 하소서.
2. 세계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지혜이신 주님, 세계 지도자들을 이끌어 주시어, 인류와 피조물이 주님께서 지으신 모습을 지키며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찾는 데 지혜와 힘을 모으게 하소서.
3. 난임과 불임으로 고통받는 부부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이신 주님, 난임과 불임으로 고통받는 부부들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자녀 출산의 은총을 주시고, 비윤리적인 보조 생식술의 유혹 앞에서 생명 존중의 길을 먼저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도자이신 주님, 저희 본당 공동체를 이끌어 주시어, 아기 예수님을 찾아와 경배한 동방 박사들처럼, 저희도 언제나 가난한 이웃들 안에서 주님을 알아 뵙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 공현 감사송 : 인류의 빛이신 그리스도>영성체송 마태 2,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동방 박사들은 별을 보고 먼 길을 떠나 마침내 베들레헴에 이르러,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합니다. 만민의 빛이신 주님을 따르는 우리 교회도 이 땅에서 빛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네 눈을 들어 주위를 둘러보아라. 그들이 모두 모여 네게로 온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제1독서의 말씀을 읽으면서 먼저 떠오른 이는 솔로몬 임금이었습니다. 열왕기와 역대기를 보면 솔로몬의 뛰어난 지혜와 그가 이룬 업적들로 사방에서 그를 칭송하며 선물을 들고 찾아옵니다. 그런데 우리 주님이신 아기 예수님께서는 아무 업적도 없이 그저 태어나시기만 하였는데 동방 박사들의 방문과 경배를 받으십니다. 그분께서 와 주신 것만으로도 온 세상은 축복받았다는 뜻이겠지요.
하느님께서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일하시면서도 당신의 존재와 움직임에 대한 단서(또는 흔적)를 세상 곳곳에 남겨 주십니다. 동방 박사들은 별의 인도를 받았다고 하지만 별은 최종 목적지까지 이끌어 주지 않고 길 중간에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그들은 오던 길로 돌아가지 않고 예루살렘을 찾아와 물었습니다.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마태 2,2) 그리고 그곳에서 결정적인 답을 찾아 듣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유다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의 주요 고을 가운데 결코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 너에게서 통치자가 나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보살피리라”(2,6). 백성의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이 미카 예언서 5장 1절의 말씀에서 그 답을 찾아 들려준 것이었지요. 사람의 힘과 지식만으로는 구세주를 찾지 못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몸소 열어 보여 주신 ‘계시’의 도움이 필요하였지요.
그들이 제대로 된 목적지를 찾고 방향을 잡아 나아가는데 또다시 별이 나타나 그들을 인도합니다. 마침내 동방 박사들은 별이 멈추어 비추는 곳에서 아기 예수님을 발견하고는 경배하고 예물을 드립니다. 주님의 공현(에피파니아, epifania)은 이렇게 주님께서 당신을 온 세상에 분명하게 나타내 보여 주심을 뜻합니다. 공현은 주님 성탄의 절정이며 장엄한 선포입니다. 그래서 공현을 ‘제2의 성탄’이라 부르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