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6일 수요일
[녹] 연중 제7주간 수요일
입당송 시편 13(12),6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주님께서는 지혜를 사랑하는 이들을 사랑하신다.>4,11-19
화답송시편 119(118),165.168.171.172.174.175(◎ 165ㄱ 참조)
복음 환호송요한 14,6 참조
복음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9,38-40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9,2-3
요한 11,27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우리 가운데 자기 집단 중심의 사고에서 온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수에게 유익한 일이나 공동선 자체를 추구하기보다는 자기 집단이 그 선을 행하고 인정받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 다른 집단을 견제하고 비난하는 이른바 진영 논리를 앞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승을 자기들이 독차지해야 한다는 듯 자기 집단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 스승의 이름으로 좋은 일을 하는 것을 견제하는 제자들의 옹졸함과 반대하지 않는 모든 사람을 지지자로 여기시는 예수님의 관용이 대조적입니다.
사실 누가 선을 행하는지보다는 선이 행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음이, 공동선이 실현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사람은 명시적으로 예수님의 일행이 아니라 해도 예수님을 믿었기에 그분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은 그리스도인들만의 것이 아니고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한 이름입니다.
칼 라너가 말한 ‘익명의 그리스도인’은 복음을 듣지 못하였거나 스스로 그리스도 신앙을 부정하거나 무신론자라고 해도 삶으로 복음과 그리스도교의 가치를 실천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 일치에 대한 가르침에 이바지하기도 한 이 표현은 그리스도 중심적인 표현입니다. 한편으로는 본인의 종교나 종교적 신념을 충분히 존중하지 않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지만 그리스도인이 아닐지라도 복음과 예수님을 위한 실천으로 인간의 구원에 협력하는 이는 예수님께 지지자로 인정받으리라는 희망을 드러냅니다. 누구에 의해서든 복음의 가치가 널리 퍼져 가기를 바라고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