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04일 일요일
[백] 부활 제3주일 (생명 주일)
해마다 5월의 첫 주일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죽음의 문화’의 위험성을 깨치고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참된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생명 주일’이다.
한국 교회는 1995년부터 5월 마지막 주일을 ‘생명의 날’로 지내 오다가, 주교회의 2011년 춘계 정기 총회에서 이를 ‘생명 주일’로 바꾸며 5월의 첫 주일로 옮겼다. 교회가 이 땅에 더욱 적극적으로 ‘생명의 문화’를 이루어 나가자는 데 생명 주일을 지내는 뜻이 있다.
오늘 전례
오늘은 부활 제3주일이며 생명 주일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우리 믿음의 빛을 밝게 하시어, 교회 안에서 성사를 거행할 때 제자들에게 나타나시는 그리스도를 알아 뵙게 하십니다. 우리도 사도들처럼 성령의 도우심으로 모든 이 앞에서 예수님께서 주님이심을 선포합시다.
입당송 시편 66(65),1-2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우리는 이 일의 증인입니다. 성령도 증인이십니다.>5,27ㄴ-32.40ㄴ-41
화답송시편 30(29),2와 4.5-6.11-12ㄱ과 13ㄴ(◎ 2ㄱㄴ 참조)
제2독서
<살해된 어린양은 권능과 부를 받기에 합당하십니다.>5,11-14
복음 환호송
복음
<예수님께서는 다가가셔서 빵을 들어 그들에게 주시고 고기도 주셨다.>21,1-19
21,1-14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희망이신 주님, 주님의 교회를 도와주시어, 모든 사람이 노동 안에서 저마다 성취감을 얻고 가정의 품위를 지키며 인간적 사회를 이루어 가는 데 힘쓰게 하소서.
2. 세계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일치의 주님, 세계 지도자들에게 지식과 통찰의 은총을 주시어, 사회 관계망을 잘 이해하고, 민족적 종교적 편견에서 벗어나 화합을 이끄는 도구로 활용하게 하소서.
3. 생명 주일을 맞아, 생명 수호 봉사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이신 주님, 이 땅의 생명 문화 건설을 위하여 애쓰는 이들에게 몸과 마음의 건강을 주시고, 우리가 모두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생명의 지킴이가 되게 하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생명의 보금자리인 가정들에 강복하시어, 어려움과 두려움을 이겨 내며, 이웃과 세상을 거룩하게 하는 작은 교회가 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부활 감사송 1 : 파스카의 신비>영성체송 요한 21,12-13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욕을 당할 수 있는 자격을 인정받았다고 기뻐하며, 최고 의회 앞에서 물러 나오는 사도들의 당당한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우리도 사도들처럼 담대하게 부활의 증인이 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는 방법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저마다의 특성에 따른 맞춤식 교육이라고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부활을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제자 토마스에게, 그가 말한 대로 그의 손가락과 손을 당신의 꿰찔린 상처에 넣어 보라고 말씀하십니다(요한 20,25-27 참조). 그런 예수님께 토마스는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20,28) 하고 대답하였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도 맞춤형으로 다가가십니다. “모두 스승님에게서 떨어져 나갈지라도, 저는 결코 떨어져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마태 26,33) 하고 자신하던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 물으십니다.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요한 21,15) 그러자 베드로는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21,15) 하고 대답합니다. 다른 이보다 더 사랑한다고 장담하지 못한 것이지요. 그 대답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두 번째와 세 번째에는 그가 당신을 사랑하는지 물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 번의 질문으로 세 번 배반한 베드로를 고쳐 주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사명을 맡기시는 부분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은 치유와 화해의 차원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베드로에게 사명이 맡겨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배반을 예고하시면서 함께 바라신 부분이기도 합니다. “나는 너의 믿음이 꺼지지 않도록 너를 위하여 기도하였다. 그러니 네가 돌아오거든 네 형제들의 힘을 북돋아 주어라”(루카 22,32). 세 번의 문답을 통한 치유와 화해의 여정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양들을 잘 돌보라고 베드로에게 거듭 당부하십니다. 많이 사랑받았으니 더 많이 사랑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