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6일 수요일
[녹]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또는
[백] 카르멜산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17(16),15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주님의 천사가 떨기나무 한가운데로부터 솟아오르는 불꽃 속에서 그에게 나타났다.>3,1-6.9-12
화답송시편 103(102),1-2.3-4.6-7(◎ 8ㄱ)
복음 환호송마태 11,25 참조
복음
<지혜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셨습니다.>11,25-27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84(83),4-5 참조
요한 6,56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독서는 하느님의 드러나심과 모세의 파견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먼저 모세의 모습을 보면, 파견하시는 하느님의 말씀 앞에서 자신의 작음, 무능함, 아무것도 아님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무엇이라고 감히 파라오에게 가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낼 수 있겠습니까?”(탈출 3,11)
탈출기 앞부분에는, 이집트의 온갖 훌륭한 교육을 받고 군사 지휘 면에서도 전문가였으며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키려는 열의로 가득 찬 모세가 나옵니다. 그러나 사십 년이 지나서(사도 7,30 참조) 이미 노쇠해 있고, 어쩌면 낙심, 절망, 그리고 일상에 자신을 적응시킨 무기력한 지금의 모세가 백성의 해방을 위하여 파견됩니다. 자신의 능력과 열의를 신뢰하는 모세가 아니라 자신의 무능을 잘 알고 있는 나약한 모세를 주님께서 파견하십니다.
구약 성경 전체의 뿌리가 되는 탈출 체험의 시작인 이 하느님의 나타나심도 떨기나무에 불이 붙은 모습, 곧 그 자체로는 무심코 지나칠 수 있을 만큼 평범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작은 모습으로 오시는 하느님을 비로소 작은 이, 곧 무력한 모세가 볼 수 있었습니다.
높은 이에게는 낮고 평범한 곳이 보이지 않습니다. 작은 이에게만 그것이 보이며, 그 작은 사건이 큰 일임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처럼 작은 존재가 가장 큰 일을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마태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