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3일 목요일
[녹]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또는
[백] 카페스트라노의 성 요한 사제
입당송 시편 17(16),6.8 참조
본기도
제1독서
<이제 여러분은 죄에서 해방되고 하느님의 종이 되었습니다.>6,19-23
화답송시편 1,1-2.3.4와 6(◎ 40〔39〕,5ㄱㄴ)
복음 환호송필리 3,8-9 참조
복음
<나는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12,49-53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33(32),18-19 참조
마르 10,4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저는 어릴 때 동생과 많이 다투었습니다. 동생이 마음에 안 들어서, 동생이 대들어서, 동생이 말을 안 들어서 다투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머니한테 걸리면 둘 다 무척 혼났습니다. 한번은 속옷 바람으로 둘 다 집에서 쫓겨났습니다. 겨울이라 해는 져서 어둡고 추운데, 서럽기는 왜 그리 서러운지 동생과 저는 훌쩍이며 울다가 서로 화해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싸우지 않겠다고 어머니한테 약속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약속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습니다. 며칠이 지나면 다시 다투고, 또 화해하고, 그렇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서로 다투기는 하였어도 쉽게 화해하였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이제는 다투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이미 어른이 되어 버린 지금은 화해한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서는 쉽게 싸우지 않습니다. 그 대신 싸운 뒤에 쉽게 화해하지도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루카 12,51)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을 따르고자 가족과 갈라져 싸워야 한다면 예수님을 쉽게 따를 수 있을까요? 예수님을 믿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평화와는 다릅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단조로운 하루하루의 삶에서 오는 편안함이 아닙니다. 분열과 어려움을 겪은 뒤에 오는 평화, 하느님과 일치하며 누릴 수 있는 평화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일치를 통한 평화를 주시고자 우리가 분열이라는 어려움을 겪기를 바라십니다. 분열을 두려워하기보다는 분열을 넘어, 예수님의 평화를 얻기를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