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7일 일요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은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날이다. 이날 교회는 예수님께서 성목요일에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것과, 사제가 거행하는 성체성사로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어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의 현존을 기념하고 묵상한다. 보편 교회는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다음 목요일에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의무 축일로 지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사목적 배려로 주일로 옮겨 지낸다.
오늘 전례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영원한 생명을 깨닫고 감사하는 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 살아 있는 생명의 빵이 되셨습니다. 주님의 몸을 모시는 이 미사에 기쁘게 참여하며 우리도 주님 안에 깊이 머무르는 성체성사의 삶을 살아가기로 다짐합시다.
입당송 시편 81(80),17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너희도 모르고 너희 조상들도몰랐던 양식을 먹게 해주셨다.>8,2-3.14ㄴ-16ㄱ
화답송시편 147(146─147),12-13.14-15.19-20ㄱㄴ(◎ 12ㄱ)
제2독서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일지라도 한 몸입니다.>10,16-17
부속가
<21절부터 시작하여 짧게 할 수도 있다.>복음 환호송요한 6,51 참조
복음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6,51-58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이신 주님, 참된 양식이요 음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리는 교회를 굽어보시어,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와 성혈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며 자신을 내주는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소서.
2. 한반도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남북한이 반목하던 시간을 마치고, 서로 한 민족이며 존중받아 마땅한 존재들임을 깨닫게 하시어, 이 땅에서 주님 안에 하나 되는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소서.
3. 자살의 유혹을 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 자신의 목숨을 포기하려는 이들을 붙들어 주시어,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는 기회를 얻게 하시고, 저희가 그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기울이도록 이끌어 주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저희 본당 공동체를 돌보아 주시어, 사목자, 수도자, 평신도 들이 성체성사를 통하여 하느님 사랑의 신비를 체험하고, 성체 안에서 하나 되며 나눔을 실천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성찬 감사송 2 : 지극히 거룩한 성찬의 열매>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참되고 영원한 사제이신 그리스도께서는
길이 지속되는 제사를 제정하시어
먼저 자신을 아버지께 구원의 제물로 봉헌하시고
저희도 당신을 기억하여 봉헌하도록 명하셨나이다.
저희를 위하여 희생되신 주님의 살을 받아 먹어
저희는 튼튼해지고
저희를 위하여 흘리신 주님의 피를 받아 마시어
저희는 깨끗해지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요한 6,56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주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성체성사의 본질은 ‘사랑의 기억’입니다. 우리는 미사 때마다 주님께서 마지막 만찬 때 빵과 포도주를 통하여 당신의 살과 피를 주신 것을 기념하며 현재화합니다. 성체와 성혈을 모시는 것은 주님의 사랑에 대한 생생한 기억입니다. 이 기억은 우리가 주님의 사랑에 깊이 감사하게 하며 그에 따른 삶을 실천하게 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이스라엘은 광야에서 하느님께 불평하였을 뿐 아니라 그분과 다투기까지 하였습니다(탈출 17,2; 민수 20,3 참조). 탈출기에 나타난 싸움의 말이 요한 복음서에서도 나옵니다. 유다인들은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두고 서로 “말다툼”(요한 6,52)을 벌입니다. 그들의 분노는 그 말씀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마음이 닫힌 결과입니다. 우리 또한 그러한 모습이 낯설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가르침이 스스로의 계산과 맞지 않을 때, 우리는 속으로 불평하며, 하느님께 따지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6,53)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그저 상식과 관습을 깨뜨리는 사변적 언어 표현이 아닙니다. ‘먹고 마시는’ 행위에는 ‘이 세상에 하느님으로 오신 예수님’에 대한 신앙이 담겨 있습니다. 믿음은 관념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 그분의 찢긴 몸과 쏟아진 피를 내 생명의 뿌리로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성체성사를 암시하면서도 꼭 성체성사만으로 제한되지 않습니다. 성체성사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받아들이는 믿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자리이며, 삶이 그 믿음으로 다시 살아 꿈틀거리는 자리입니다. 내가, 우리가 그분을 먹고 마시지 않으면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 드러나시지 않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통하여 이 세상에 현존하십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살과 피는 우리 삶의 참된 음식이며 참된 음료입니다. 우리 삶과 생명을 이어 가게 하는 실제입니다. 그분을 받아 모시는 사람은 그분 안에 머물고, 그분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십니다. 우리가 그분을 받아 모신다는 것은, 죽어 가는 우리의 자리, 우리의 공허와 상처와 좌절의 자리에 그분의 살과 피를 들여놓아, 그분의 생명이 우리 대신 살게 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그분 없이 살아가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