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1일 일요일

[녹] 연중 제12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제12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연약한 우리에게 하느님 말씀을 맡겨 전하게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성령의 힘으로 우리를 붙들어 주시어, 우리가 결코 믿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사람들 앞에서 주님의 이름을 분명하게 고백하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그리하여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 우리 모두 주님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합시다.

입당송 시편 28(27),8-9 참조

주님은 당신 백성의 힘이시며, 당신 메시아에게는 구원의 요새이시다. 주님, 당신 백성을 구원하시고, 당신 재산에 강복하시며, 그들을 영원히 이끌어 주소서.

본기도 

주님,
저희를 한결같이 사랑하시고 끊임없이 보살피시니
저희가 주님의 거룩하신 이름을 두려워하며
언제나 사랑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주님께서 가난한 이들의 목숨을 악인들의 손에서 건지셨다.>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
20,10-13
예레미야가 말하였다.
10 “군중이 수군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기 마고르 미싸빕이 지나간다!
그를 고발하여라. 우리도 그를 고발하겠다.’
가까운 친구들마저 모두 제가 쓰러지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가 속아 넘어가고 우리가 그보다 우세하여
그에게 복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11 그러나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시니
저를 박해하는 자들이 비틀거리고 우세하지 못하리이다.
그들은 성공하지 못하여 크게 부끄러운 일을 당하고
그들의 수치는 영원히 잊히지 않으리이다.
12 의로운 이를 시험하시고 마음과 속을 꿰뚫어 보시는 만군의 주님
당신께 제 송사를 맡겨 드렸으니
당신께서 저들에게 복수하시는 것을 보게 해 주소서.
13 주님께 노래 불러라!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분께서 가난한 이들의 목숨을 악인들의 손에서 건지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69(68),8-10.14와 17.33-35(◎ 14ㄷ 참조)

◎ 주님, 당신의 크신 자애로 제게 응답하소서.
○ 당신 때문에 제가 모욕을 당하고, 제 얼굴이 수치로 뒤덮였나이다. 저는 제 형제들에게 낯선 사람이 되었고, 제 친형제들에게 이방인이 되었나이다. 당신의 집을 향한 열정이 저를 불태우고, 당신을 욕하는 자들의 욕이 저에게 떨어졌나이다. ◎
○ 주님, 저의 기도가 당신께 다다르게 하소서. 은총의 때이옵니다. 하느님, 당신의 크신 자애로 제게 응답하소서. 당신은 참된 구원이시옵니다. 주님, 너그러우신 자애로 저에게 응답하소서. 당신의 크신 자비로 저를 돌아보소서. ◎
○ 가난한 이들아, 보고 즐거워하여라. 하느님 찾는 이들아, 너희 마음에 생기를 돋우어라. 주님은 불쌍한 이의 간청을 들어 주시고, 사로잡힌 당신 백성을 멸시하지 않으신다. 주님을 찬양하여라, 하늘과 땅아, 바다와 그 안에 사는 모든 것들아. ◎

제2독서

<은사의 경우는 범죄의 경우와 다릅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5,12-15
형제 여러분,
12 한 사람을 통하여 죄가 세상에 들어왔고 죄를 통하여 죽음이 들어왔듯이,
또한 이렇게 모두 죄를 지었으므로
모든 사람에게 죽음이 미치게 되었습니다.
13 사실 율법이 있기 전에도 세상에 죄가 있었지만,
율법이 없어서 죄가 죄로 헤아려지지 않았습니다.
14 그러나 아담부터 모세까지는,
아담의 범죄와 같은 방식으로 죄를 짓지 않은 자들까지도
죽음이 지배하였습니다.
아담은 장차 오실 분의 예형입니다.
15 그렇지만 은사의 경우는 범죄의 경우와 다릅니다.
사실 그 한 사람의 범죄로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하느님의 은총과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의 은혜로운 선물은
많은 사람에게 충만히 내렸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요한 15,26.27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진리의 영이 나를 증언하시고 너희도 나를 증언하리라.
◎ 알렐루야.

복음

<육신을 죽이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26-33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사람들을 26 두려워하지 마라.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27 내가 너희에게 어두운 데에서 말하는 것을 너희는 밝은 데에서 말하여라.
너희가 귓속말로 들은 것을 지붕 위에서 선포하여라.
28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29 참새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너희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30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31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32 그러므로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33 그러나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주님 안에서 하나인 교회를 이끌어 주시어, 남북 관계가 단절된 지금, 진실한 마음으로 대화를 준비하며, 응답의 때에 기꺼이 환대하여 평화와 공존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게 하소서.

2. 정치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지혜의 임금이신 주님, 정치 지도자들에게 경청과 지혜의 덕을 내려 주시어, 그들이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의 호소를 듣고 대화하며 함께 노력함으로써, 하느님의 진리를 따르는 평화와 화해의 길을 걷게 하소서.

3. 전쟁으로 희생된 영혼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전쟁으로 희생된 영혼들, 특별히 6 25 전쟁으로 희생된 영혼들을 굽어살피시어,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시고, 미움과 분열에서 용서와 화해로 나아가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소서.

4.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샘이신 주님, 남과 북으로 분단된 사회에 살면서 반쪽뿐인 평화에 무감각해진 저희를 이끌어 주시어,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이루는 평화의 도구가 되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화해와 찬미의 제물을 받으시고
저희가 이 제사의 힘으로 깨끗해져
사랑과 기쁨으로 주님을 섬기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2 : 구원의 신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죄 많은 인류를 가엾이 여기시어
동정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시고
십자가의 고통을 받으시어
저희를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하셨으며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어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145(144),15 참조

주님, 눈이란 눈이 모두 당신을 바라보고, 당신은 제때에 먹을 것을 주시나이다.
<또는>
요한 10,11.15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위하여 내 목숨을 내놓는다.

영성체 후 묵상 

예수님께서는 박해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들 앞에서 예수님을 증언하라고 하십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악인들의 손에서 목숨을 건져 주시는 주님께, 예레미야 예언자처럼 고백합시다.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시니, 저를 박해하는 자들이 비틀거리고 우세하지 못하리이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인자하신 주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저희를 새사람이 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거행하는 이 성사로 완전한 구원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 차례나 같은 말씀을 되풀이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0,26.28.31). 이 말씀은 공허한 위로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이미 피부에 와닿는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 박해와 거절을 실감하는 제자들에게 건넨 말이기 때문입니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10,26). 귓속말로 들은 것을 지붕 위에서 선포하라는 말씀은, 비밀을 폭로하라는 것이 아니라 침묵을 뚫고 나오라는 초대입니다. 고통 속에서 배운 말, 상처를 통하여 들은 말은 혼자 듣고서 감내할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복음은 상처받은 영혼들이 세상 한가운데로 나아갈 용기를 줍니다.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10,28). 몸은 상처 입고 쓰러질 수 있지만, 하느님 앞에 선 나의 참된 가치에는 감히 인간의 위력이나 억압이 닿지 못합니다. 우리는 인간의 위협보다 끝까지 우리를 지키시는 하느님의 약속을 더 무겁게 여겨야 합니다.
참새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립니다. 이처럼 값싸게 여겨지는 생명의 죽음조차 하느님의 시선 밖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머리카락까지 세어 두신다는 말씀은 세상에서 가장 사소하게 여겨지는 것들조차 하느님께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선언입니다. 버려지는 것, 잊히는 것, 이름 없이 사라지는 것들까지 모두 기억하시는 분이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께서 인간으로 오셨습니다. 우리를 향하여 거침없이 오셨습니다. 고통은 우리를 침묵하게 하지만, 신뢰는 우리 입을 열어 주고 우리를 행동하게 합니다. 두려움의 가장 깊은 자리에서, 우리는 선택해야 합니다. 세상의 소음에 굴복할 것인지, 아니면 우리를 기억하시는 하느님을 믿고 세상을 향하여 끝내 나아갈 것인지. 그 선택이 우리의 슬픔을 다른 빛으로 바꿉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