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1일 일요일
[녹] 연중 제12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제12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연약한 우리에게 하느님 말씀을 맡겨 전하게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성령의 힘으로 우리를 붙들어 주시어, 우리가 결코 믿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사람들 앞에서 주님의 이름을 분명하게 고백하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그리하여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 우리 모두 주님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합시다.
입당송 시편 28(27),8-9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주님께서 가난한 이들의 목숨을 악인들의 손에서 건지셨다.>20,10-13
화답송시편 69(68),8-10.14와 17.33-35(◎ 14ㄷ 참조)
제2독서
<은사의 경우는 범죄의 경우와 다릅니다.>5,12-15
복음 환호송요한 15,26.27 참조
복음
<육신을 죽이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10,26-33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주님 안에서 하나인 교회를 이끌어 주시어, 남북 관계가 단절된 지금, 진실한 마음으로 대화를 준비하며, 응답의 때에 기꺼이 환대하여 평화와 공존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게 하소서.
2. 정치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지혜의 임금이신 주님, 정치 지도자들에게 경청과 지혜의 덕을 내려 주시어, 그들이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의 호소를 듣고 대화하며 함께 노력함으로써, 하느님의 진리를 따르는 평화와 화해의 길을 걷게 하소서.
3. 전쟁으로 희생된 영혼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전쟁으로 희생된 영혼들, 특별히 6 25 전쟁으로 희생된 영혼들을 굽어살피시어,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시고, 미움과 분열에서 용서와 화해로 나아가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소서.
4.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샘이신 주님, 남과 북으로 분단된 사회에 살면서 반쪽뿐인 평화에 무감각해진 저희를 이끌어 주시어,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이루는 평화의 도구가 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2 : 구원의 신비>영성체송 시편 145(144),15 참조
요한 10,11.1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예수님께서는 박해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들 앞에서 예수님을 증언하라고 하십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악인들의 손에서 목숨을 건져 주시는 주님께, 예레미야 예언자처럼 고백합시다.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시니, 저를 박해하는 자들이 비틀거리고 우세하지 못하리이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 차례나 같은 말씀을 되풀이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0,26.28.31). 이 말씀은 공허한 위로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이미 피부에 와닿는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 박해와 거절을 실감하는 제자들에게 건넨 말이기 때문입니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10,26). 귓속말로 들은 것을 지붕 위에서 선포하라는 말씀은, 비밀을 폭로하라는 것이 아니라 침묵을 뚫고 나오라는 초대입니다. 고통 속에서 배운 말, 상처를 통하여 들은 말은 혼자 듣고서 감내할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복음은 상처받은 영혼들이 세상 한가운데로 나아갈 용기를 줍니다.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10,28). 몸은 상처 입고 쓰러질 수 있지만, 하느님 앞에 선 나의 참된 가치에는 감히 인간의 위력이나 억압이 닿지 못합니다. 우리는 인간의 위협보다 끝까지 우리를 지키시는 하느님의 약속을 더 무겁게 여겨야 합니다.
참새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립니다. 이처럼 값싸게 여겨지는 생명의 죽음조차 하느님의 시선 밖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머리카락까지 세어 두신다는 말씀은 세상에서 가장 사소하게 여겨지는 것들조차 하느님께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선언입니다. 버려지는 것, 잊히는 것, 이름 없이 사라지는 것들까지 모두 기억하시는 분이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께서 인간으로 오셨습니다. 우리를 향하여 거침없이 오셨습니다. 고통은 우리를 침묵하게 하지만, 신뢰는 우리 입을 열어 주고 우리를 행동하게 합니다. 두려움의 가장 깊은 자리에서, 우리는 선택해야 합니다. 세상의 소음에 굴복할 것인지, 아니면 우리를 기억하시는 하느님을 믿고 세상을 향하여 끝내 나아갈 것인지. 그 선택이 우리의 슬픔을 다른 빛으로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