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 셋째 미사
입당송 로마 8,11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지혜서의 저자는, 예지가 곧 백발이고, 티 없는 삶이 곧 원숙한 노년이라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니 그분과 함께 살리라고 믿는다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는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티 없는 삶이 곧 원숙한 노년이다.>4,7-15
화답송시편 23(22),1-3.4.5.6(◎ 1 또는 4ㄱㄴㄷ)
제2독서
<우리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6,3-9
6,3-4.8-9
복음 환호송필리 3,20 참조
복음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25,1-13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분열과 갈등의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평화의 봉사자로서 사랑과 대화의 언어로 화해를 이끌어 내고, 세상의 평화를 위하여 앞장서게 하소서.
2. 세계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의로우신 주님, 세계 지도자들의 마음에 생명의 소중함을 불러일으키시어, 인간의 생명과 자유와 행복을 무엇보다 먼저 생각하고, 창조된 모든 것을 조화롭게 지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3.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치유자이신 주님, 우울증이나 과로로 지쳐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살펴 주시어, 힘든 마음을 위로하시고, 그들이 새 삶을 열어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위령 성월을 맞은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굽어살피시어, 공동체를 위하여 일하다가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며, 더욱더 열심히 기도하고 다 함께 기쁘게 살아가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위령 감사송 1 :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부활의 희망>영성체송 필리 3,20-21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우리 모두 그분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독서나 복음 말씀을 읽다 보면 죽음이라는 말이 제법 자주 등장하지요. 저 또한 강론이나 강의 때 “예수님와 함께 죽고 함께 살라.”고 이야기하고는 합니다. 그렇지만 사실, 저는 누구보다도 오래,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살면서 또한 죽을 수 있을까요? 교회에서 말하는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한동안 이런 고민을 안고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언뜻 모순되게도 보이는 교회의 가르침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 어떤 삶의 모습으로 그리스도를 따라야 할지 고민하였습니다. 그래서 죽음을 상징적으로 바라보려 노력하였습니다. 단순히 숨이 끊어지고 심장이 뛰지 않아 의식이 없는 그런 죽음의 상태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관계적 죽음, 용서할 수 없는 미움으로 가득 차 마음과 머리 속에서 나에게 또는 누군가에게 가하는 심리적 죽음, 하느님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것만을 요구하고 채우려는 신앙적인 죽음 말입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때때로 누군가를 죽이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상처받고 외톨이가 되지 않으려고 누군가를 이용하고 미워하고 차별하면서 죽이기도 합니다. 자신을 희생하고 비우기보다는 타인의 것을 빼앗고 상처 내며 외면하지요. 또한 우리는, 때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고 스스로를 죽이려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신랑을 기다리는 열 명의 처녀들처럼, 다른 사람을 위하여 자신을 조금씩 비우고 희생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놓는 결정적인 순간을 준비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죽음을 기억하는 오늘, 특별히 내가 삶 속에서 준비하고 있는 죽음과 희생, 그리고 나눔에 대하여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자기 자신마저 내어놓음으로써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삶을 준비하는 오늘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