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4일 일요일
[백]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성서 주간)
전례력으로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인 오늘은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이다. 축일명대로, 인간을 구원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왕(임금)이심을 기리는 날이다. 예수님께서는 정치권력을 장악하여 백성을 억누르는 임금이 아니라, 당신의 목숨까지도 희생하시며 백성을 섬기시는 메시아의 모습을 실현하셨다. 스스로 낮추심으로써 높아지신 것이다. 1925년 비오 11세 교황께서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을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정하셨다.
한국 천주교회는 1985년부터 해마다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간(올해는 오늘부터 11월 30일까지)을 ‘성서 주간’으로 정하여, 신자들이 일상생활 가운데 성경을 더욱 가까이하고 자주 읽으며 묵상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하느님 말씀은 그리스도인 생활의 등불이기 때문이다.
오늘 전례
입당송 묵시 5,12; 1,6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임금으로 세웠다.>5,1-3
화답송시편 122(121),1-2.4-5(◎ 1 참조)
제2독서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1,12-20
복음 환호송마르 11,9.10 참조
복음
<주님,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23,35ㄴ-43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온 누리의 임금이신 주님, 주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청하는 교회를 굽어보시어, 정의와 평화가 넘치는 주님의 나라를 하루빨리 이루어 주소서.
2. 공직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공정하고 의로우신 주님,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일하는 공직자들을 굽어살피시어, 모든 일을 공정하고 의롭게 처리하며, 바르고 떳떳한 마음으로 기쁘게 살아가게 하소서.
3. 난민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로우신 주님, 전쟁과 가난, 인종과 종교 등의 문제로 조국을 떠난 이들을 굽어보시어, 지구촌의 나라들이 증오와 차별이 아니라 형제애로 이들을 받아들이게 하소서.
4. 본당 사도직 단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말씀이신 주님, 연중 시기를 마감하며 성서 주간을 지내는 본당 사도직 단체들을 굽어보시어, 언제나 주님의 말씀에서 힘을 얻어 활기차게 살아가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8 : 온 누리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영성체송 시편 29(28),10-11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은 그리스도께서 온 누리의 임금이심을 기억하는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교회가 예수님을 온 누리의 임금으로 선포하는 이유는, 이스라엘의 임금이 된 다윗이(제1독서) 당신의 조상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바오로 사도가 이야기하듯이 세상 모든 것이 예수님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창조되었기(제2독서) 때문입니다. 곧, 예수님께서 만물의 주인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만물의 임금이신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에서는 십자가 위에서 조롱을 받으십니다. 모든 것을 다스리시는 분께서 아무것도 아닌 당신 백성에게 조롱을 받으시고 죽임을 당하시는 아주 역설적인 상황입니다. 이렇게 보니 예수님의 왕권, 예수님의 통치는 세상의 왕권과는 무엇인가 다른 모습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만물의 임금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은 만물이 하느님과 화해를 이루도록 하시려는 것이었다고 고백합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음을 맞으신 것은, 오로지 당신 피로 모든 이의 죄를 대신 기워 갚으시기 위함이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알려 주신 하느님의 계획이었고, 십자가는 바로 세상 창조 때부터 진행된 하느님의 계획이 온전히 실현된 장소였습니다.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만물을 위하여 기꺼이 목숨을 내어놓으심으로써 참된 임금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는 오늘, 우리도 그분을 본받아 예수님의 왕직에 동참합시다. 곧, 이웃을 위하여 자신을 내어놓는 십자가의 삶을 살아갑시다. 이것이 바로 우리 모두를 위하여 마련하신 하느님의 계획입니다.
(염철호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