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1월 08일 수요일
[백]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입당송 이사 9,1
본기도
말씀의 초대
제1독서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십니다.>4,11-18
화답송시편 72(71),1-2.10-11.12-13(◎ 11 참조)
복음 환호송1티모 3,16 참조
복음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았다.>6,45-52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 공현 감사송 : 인류의 빛이신 그리스도>영성체송 1요한 1,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나다!” 이 한 마디면 족합니다. 신앙이 본디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라면, “나다!”라는 예수님 한 말씀이면 충분해야 합니다. 그런데 성체로 오시고, 말씀으로 오시고, 우리의 이웃으로 오시는 예수님께서는 매 순간 우리를 만나시는데 우리는 왜 이리 부족함을 느낄까요.
호수의 맞바람을 이겨 내며 노를 젓는 제자들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찾아봅니다. 애를 씁니다. 땀이 납니다. 그만둘까 고민도 해 봅니다. 바람이 멎거나, 아니면 바람을 이겨 낼 초인적 힘이 주어지거나. 이러한 잡다한 생각들로 노 젓는 일이 더욱 힘겨워집니다.
자기 삶에 부족한 것이 많다고 느껴진다면, 넋을 잃고 헤매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마르코 복음은 줄곧 제자들의 무지와 몰이해에 대하여 비판적 입장을 고수합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을 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권력과 명예, 그리고 성공을 예수님께 투사시켰기 때문입니다. 고통받는 예수님을 보기보다 영광 속의 멋진 예수님을 그려 나갔던 제자들은 늘 넋을 잃고 헤매고 있었습니다.
부족한 마음은 채우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생깁니다. 행복하려고, 성공하려고, 이런저런 자기 계발서들을 읽는 우리의 노력이 커질수록, 우리의 결핍 의식은 더욱 또렷해지고 깊어질 것입니다. 부족한 마음은 예수님을 있는 그대로, 이웃을 있는 그대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으려는 우리의 망상 때문입니다. 혼자 애쓰고 노력하고 다듬는다고 세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함께 나누고 보듬고 채우면 세상은 놀랍게도 풍요롭고 행복해진다는 사실, 물 위를 걸으시는 예수님을 통하여 묵상해 봅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