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1월 09일 목요일
[백]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입당송 요한 1,1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이웃 사랑의 계명을 지켜야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이 바로 이 자리에서 이루어졌다고 선포하신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형제도 사랑해야 합니다.>4,19―5,4
화답송시편 72(71),1-2.14와 15ㄷㄹ.17(◎ 11 참조)
복음 환호송루카 4,18
복음
<오늘 이 성경 말씀이 이루어졌다.>4,14-22ㄱ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 공현 감사송 : 인류의 빛이신 그리스도>영성체송 요한 3,16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루카 복음의 핵심적 가치를 요약해 놓은 것입니다. 이사야서의 말씀이 가리키는 메시아 시대가 예수님의 오심으로 활짝 열렸습니다. “주님의 은혜로운 해”가 예수님과 함께 머무는 이 자리, 이 시간에 온전히 이루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메시아가 어디 있는지, 은혜가 어디 있는지, 좀처럼 느낄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시 한번 복음을 읽으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가 주어지는 이들을 되짚어 봅니다. 가난한 이들, 잡혀간 이들, 눈먼 이들, 억압받는 이들,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 질문해 봅니다. ‘나는 가난한가? 나는 잡혀갔는가? 나는 눈이 멀었는가? 나는 억압받는가?’
우리가 외면한 이들은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은총을 진하고 강하게 체험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채,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방에 덩그러니 홀로 있게 되었을 때, 누군가 손을 내밀어 토닥여 준다면, 참 고맙겠지요. 예수님께서 주시고자 한 은총은, 삶이 무너진 이들이 받아 누리는 위로와 격려입니다. 잘살고자 노력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욱 허전하고 외로워지지 않습니까? 외롭지 않다며 으스대는 가식의 옷을 벗어 던지고 서로의 손을 잡아 줄 줄 아는 따뜻함이 구원입니다.
루카 복음은 계속해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예수님의 모습을 그려 갑니다. 그 길에는 가난한 이, 다리저는 이, 눈먼 이들이 늘 함께합니다. 우리는 위로받고자 합니까, 위로받기를 부끄러워합니까? 우리는 예수님께 참된 은총을 받고자 합니까, 누군가에게서 저만을 위한 거짓 은총을 얻고자 늘 어딘가를 헤매고 있습니까?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