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5월 17일 일요일
[백] 부활 제6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부활 제6주일입니다. 초대 교회에서 제자들의 부활 체험은 말씀의 선포로 이어졌습니다. 선포되고 전해진 말씀은 모든 이에게 기쁨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부활 신앙을 고백하는 우리도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선교를 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슬픔에 잠긴 이들,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먼저 전할 것을 다짐합시다.
입당송 이사 48,20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사마리아로 파견된 베드로와 요한은 신자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안수하여 성령을 받게 한다(제1독서). 우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모시고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면 하느님께 갈 수 있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진리의 영이신 성령을 약속하시고 제자들을 보호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신다(복음).
제1독서
<사도들이 그들에게 안수하자 그들이 성령을 받았다.>8,5-8.14-17
화답송시편 66(65),1-3ㄱㄴ.4-5.6-7ㄱ.16과 20(◎ 1)
제2독서
<그리스도께서는 육으로는 살해되셨지만 영으로는 다시 생명을 받으셨습니다.>3,15-18
4,13-16
복음 환호송요한 14,23 참조
복음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실 것이다.>14,15-21
17,1-11ㄴ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도자이신 주님, 지상의 나그네인 교회를 보살펴 주시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며, 하느님 나라를 ‘지금 여기’에서 미리 맛보고 드러내는 증인이 되게 하소서.
2. 우리 나라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님, 진실과 자유를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오니, 그들에게 주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 그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이 땅에 참된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게 하소서.
3. 고통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곤경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굽어살피시고, 그들에게 주님의 지혜와 용기를 주시어 하루빨리 어려움을 이겨 내고 평화를 얻게 하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일치의 주님, 저희 본당 공동체를 이끌어 주시어, 모든 이가 사랑과 나눔의 생활로 하나 되게 하시며, 이웃들에게 그리스도의 평화를 열렬히 전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부활 감사송 1 : 파스카의 신비>영성체송 요한 14,15-16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고아처럼 버려 두지 않으시고 다시 오신다고 약속하십니다. 또한 당신 사랑의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에게 당신을 드러내 보이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사랑의 계명을 지킬 때 이 세상은 영적 기쁨의 자리로 바뀐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사랑은 함께 머무는 일입니다. 아버지와 아드님께서 함께 머무시고 그 아드님으로 말미암아 우리 모두는 사랑으로 하나가 됩니다. 이런 일치를 도와주시는 분께서 성령이십니다. ‘보호자’로 번역된 성령께서는 그 말마디의 본디 의미에 따라 ‘누군가를 돕기 위하여 불린 사람’을 가리킵니다. 예수님께서 계시지 않아 낙담하고 슬퍼하는 1세기 말엽의 신앙 공동체에, 요한 복음은 예수님께서 여전히 살아 계시다는 사실을 성령을 통하여 일깨웁니다.
성령께서 함께하시는 우리 신앙인의 삶 안에는 홀로 버려지는 이들이 없어야 합니다. 한처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 사이를 ‘알맞은 협력자’로 규정하셨고(창세 2,20 참조), 성령께서는 서로서로 도울 수 있도록 교회 안에서 함께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사도 2장 참조). 성령과 함께하는 교회는 선과 악의 대립으로, 정의와 불의의 대립으로, 진보와 보수의 대립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선을 지향하되 악을 만나 회개로 이끌고, 정의를 외치되 불의함을 함께 아파하며 고쳐 나가고, 진보의 개혁을 보수의 가치로 함께 고민하는 것이 교회가 할 일입니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좋은 것이 좋다는 식이 아닙니다. 모든 이가 회개 안에 하느님 아버지와 함께 머물게 하려는 것입니다.
모든 이가 하느님과 함께 머물게 하시고 함께 살아가게 하시려고 오늘도 성령께서는 활동하고 계십니다. 성령을 가로막는 것은 하느님과 이루는 일치를 가로막는 것이고, 우리의 이분법적 사고와 단죄는 그 일치에 가장 큰 걸림돌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 앞에는 물리쳐야 할 악마가 아니라 회개와 용서로 보듬어야 할 작은 이들이 있을 따름입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