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5월 31일 일요일
[홍] 성령 강림 대축일 (청소년 주일)
교회는 부활 시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에 성령 강림 대축일을 지낸다. 성령 강림으로 인류 구원의 사명이 완성되었고, 이 구원의 신비는 성령께서 활동하시는 교회와 함께 계속된다는 뜻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사도들에게 성령께서 강림하시어 그리스도께서 하시던 일이 완성되었음을 경축한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성령으로 충만한 가운데 용감하게 복음을 선포하면서 여러 민족들에게 복음이 전파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이날을 새로운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가 탄생한 날로 본다.
한국 교회는 해마다 5월의 마지막 주일을 ‘청소년 주일’로 지낸다. 청소년들이 우정과 정의, 평화에 대한 열망을 키우며 자라도록 도와주려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그리스도의 진리와 사랑을 전함으로써 교회가 그들과 함께 세계의 정의와 평화를 위하여 노력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5년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세계 젊은이의 날’을 제정하였는데, 우리나라는 1989년부터 5월의 마지막 주일을 이날로 지내 왔다. 1993년부터 ‘청소년 주일’로 이름을 바꾸어 지내고 있다.
오늘 전례
▦오늘은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우리는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을 드러내 보여 주셨습니다. 저마다 받은 성령의 은사에 힘입어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하기로 다짐합시다.
입당송 지혜 1,7 참조
로마 5,5; 8,11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오순절에 사도들은 성령께서 주시는 능력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한다(제1독서). 바오로는, 하느님께서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을 드러내 보여 주신다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시며 “성령을 받아라.” 하고 말씀하신다(복음).
제1독서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2,1-11
화답송시편 104(103),1ㄱㄴ과 24ㄱㄷ.29ㄴㄷ-30.31과 34(◎ 30 참조)
제2독서
<우리는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12,3ㄷ-7.12-13
부속가
오소서 | 성령님. | 주님의빛 | 그빛살을 | 하늘에서 | 내리소서. |
가난한이 | 아버지, | 오소서 | 은총주님, | 오소서 | 마음의빛. |
가장좋은 | 위로자 | 영혼의 | 기쁜손님 | 저희생기 | 돋우소서. |
일할때에 | 휴식을 | 무더위에 | 시원함을 | 슬플때에 | 위로를. |
영원하신 | 행복의빛 | 저희마음 | 깊은곳을 | 가득하게 | 채우소서. |
주님도움 | 없으시면 | 저희삶의 | 그모든것 | 해로운것 | 뿐이리라. |
허물들은 | 씻어주고 | 메마른땅 | 물주시고 | 병든것을 | 고치소서. |
굳은마음 | 풀어주고 | 차디찬맘 | 데우시고 | 빗나간길 | 바루소서. |
성령님을 | 굳게믿고 | 의지하는 | 이들에게 | 성령칠은 | 베푸소서. |
덕행공로 | 쌓게하고 | 구원의문 | 활짝열어 | 영원복락 | 주옵소서. |
복음 환호송
복음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20,19-23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주님의 창조를 믿고 따르는 교회에 성령을 보내 주시어, 저희가 성령의 은총으로 더욱 거룩해지고 힘을 얻어, 주님의 뜻을 온 세상에 전하게 하소서.
2. 정치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정의의 주님, 국민의 종이 되겠다고 굳게 다짐한 정치인들을 위하여 기도하오니, 그들이 처음 마음 그대로 국민을 섬기며 헌신하는 정치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3. 청소년 주일을 맞아, 청소년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희망이신 주님, 청소년들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시어, 그들이 스스로 꿈을 찾고, 그 꿈을 위하여 인내하고 절제하여 마침내 목표를 이루는 기쁨을 얻게 하소서.
4. 우리 자신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구원자이신 주님, 저희를 돌보아 주시어,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사회에서 이웃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도움이 필요한 곳에 언제든 달려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성령 강림 감사송 : 성령 강림의 신비>영성체송 사도 2,4.11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예수님께서는 숨을 불어넣으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라고 하십니다. 사도들은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서로 다른 언어들로 하느님의 위업을 전합니다. 우리도 주님과 함께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파견
<파견 때에 부제가, 부제가 없으면 사제가 교우들을 향하여 말한다.>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 주시는 성령께서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것을 계속해서 일깨우십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단순하고 명료합니다. “서로 사랑하여라.” 예수님께서는, 사랑을 위하여 닫힌 마음을 열고, 서로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용서’의 삶으로 우리 신앙인을 초대하십니다.
성령을 통하여 용서와 사랑을 실천하는 일은 서로의 다름에 적응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오순절에 성령께서 사도들 위로 내려오실 때, 사도들의 말씀을 저마다 자기 고장 말로 들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사도 2장 참조). 하나이되 서로의 다름이 존중받는 곳을성령께서는 즐겨 함께하십니다. 단절과 반목의 자리, 굳이 다름을 같음으로 여겨야만 하는 곳에서 성령께서는 탄식하시며 아파하십니다.
성령을 받아 누리는 이들은 서로의 다름은 다름으로 놓아둔 채, 서로의 고유성을 감상하고 그 고유성을 찬미하는 데 열심입니다. 세상에 사는 누구라도 자신의 이름으로 존중받고 찬미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일이 성령과 함께하는 일입니다. 성령과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늘 새로운 다름을 향한 설레는 탐험의 여정입니다. 세상의 다양한 삶을 느끼고 체험하며 다채로운 세상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는 일입니다.
오월의 마지막 날, 누군가에게는 잔인할 만큼 아름다운 날, 우리는 성령을 통하여 성령 안에서 온 세상을 껴안는 벅찬 감동의 시간을 기념하고 축하해야 합니다. 축하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 삶에 함께해 주셔서 …….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