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01일 월요일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2018년에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월요일을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로 제정하셨다. ‘교회의 어머니’라는 호칭은 교부 시대부터 쓰였는데, 성 바오로 6세 교황께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교회 헌장’을 반포하시며 마리아에게 ‘교회의 어머니’라는 호칭을 부여하셨다. 마리아께서는 성령 강림 이후 어머니로서 교회를 돌보셨고, 여기서 마리아의 영적 모성이 드러난다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강조하셨다.
입당송 사도 1,14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사람은 자기 아내 이름을 하와라 하였는데, 그가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어머니가 되었기 때문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어머니>3,9-15.20
1,12-14
화답송시편 87(86),1-2.3과 5.6-7(◎ 3)
복음 환호송
복음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19,25-34
예물 기도
감사송
<복되신 동정 마리아 감사송 5 : 교회의 모상이시며 어머니이신 마리아(신심)>영성체송 요한 2,1.11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 십자가에 매달리신 아드님을 두고 성모님께서 하실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비통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아드님에 대한 사랑과 연민을 담아 그 곁에 ‘서 있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바로 이 행동에서 예수님을 향한 성모님의 믿음이 얼마나 크신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겠다던 베드로뿐 아니라 다른 제자들까지도 예수님을 버리고 달아났습니다. 예수님께서 사형수가 되신 마당에 그분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발각이라도 되면 큰일 날 것이라고 두려워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로마 군사들의 무자비한 폭력과 위협을 눈앞에 두고서도 그 자리에 서 계셨습니다.
영어로 ‘이해하다’(understand)는 말은, ‘밑에’(under)라는 말과 ‘서 있다’(stand)가 합쳐진 것입니다. 곧 누군가를 이해하려면, 그 사람 밑에 서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십자가 밑에 묵묵히 서 계신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의 죽음을 그 누구보다도 깊이 이해하신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와는 하느님께 순종하지 않고 에덴동산 한가운데에 있는 선악과 나무에서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열매를 따 먹음으로써 온 인류의 죽음을 낳았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시어 골고타 언덕 한가운데에 있는 십자가 곁에 끝까지 서 계심으로써 우리에게 생명의 열매를 내어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그분께서는 예수님의 어머니에서 나아가 새 인류의 어머니, 새로운 하와가 되셨습니다.
(한재호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