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22일 월요일
[녹] 연중 제12주간 월요일 또는
[백] 놀라의 성 바울리노 주교 또는
[홍] 성 요한 피셔 주교와 성 토마스 모어 순교자
입당송 시편 28(27),8-9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이스라엘이 몰락한 것은 주님의 율법과 계명과 규정들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자기 눈의 들보를 먼저 빼내야 이웃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주님께서 이스라엘을 당신 앞에서 물리치시니 남은 것은 유다 지파뿐이었다.>17,5-8.13-15ㄱ.18
화답송시편 60(59),3.4-5.12-14(◎ 7ㄱㄷ 참조)
복음 환호송히브 4,12 참조
복음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7,1-5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45(144),15 참조
요한 10,11.1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신학생 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말이 있습니다. ‘형제는 나의 거울이다.’ 하루를 살면서 거울을 몇 번이나 볼까요? 아침에 일어나서 한 번, 외출하기 전에 한 번, 중요한 사람을 만나러 갈 때 한 번 등 시도 때도 없이 보는 것이 거울입니다. 만일 이 세상에 거울이 없다면 어떨까요? 자기가 더러운지 그렇지 않은지, 깔끔하게 옷을 잘 입었는지 아무 맵시 없게 옷을 입었는지 가늠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자기 외모에 대해서 누군가가 세심하게 알려 주거나 관리해 주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내 옆에 있는 형제는 또 하나의 거울입니다. 형제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 형제 안에 담겨 있는 ‘나의 모습’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듯이, 형제의 단점과 잘못된 점을 볼 때마다 그 형제의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과 처지를 헤아리며 ‘나’에게도 그러한 면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실제로 신학생 때 공동생활을 하면서 ‘형제는 나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이다 보니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고,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을 하는 형제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거울로 삼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나는 너와 달라.’라는 생각보다 ‘나와 너는 크게 다르지 않아.’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거울이 없으면 외모를 가꾸기가 어렵듯이 형제와 더불어 살지 않으면 자신의 내면을 가꿀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마음에 들든 그렇지 않든 우리와 함께하는 형제들은 하느님께서 우리가 내적으로 정화되고 성장하도록 보내 주신 고귀한 선물입니다.
(한재호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