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8월 13일 목요일
[녹]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또는
[홍] 성 폰시아노 교황과 성 히폴리토 사제 순교자
입당송 시편 74(73),20.19.22.23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주님께서는 에제키엘 예언자를 이스라엘이 유배를 당하여 끌려갈 것을 미리 보여 주는 예표로 삼으신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해야 한다고 하시며, 자기 종들과 셈을 하려는 임금의 비유를 말씀하신다(복음).
제1독서
<대낮에 그들이 보는 앞에서 유배를 가거라.>12,1-12
화답송시편 78(77),56-57.58-59.61-62(◎ 7ㄴ 참조)
복음 환호송시편 119(118),135
복음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18,21─19,1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47(146─147),12.14 참조
요한 6,51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예언자들 가운데서도 에제키엘은 상징적인 행위를 많이 보여 주는 이였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을 거슬러 심판을 선언하는 예언자의 활동에서 우리는 이 행위들을 만납니다. 특히 오늘 독서는 에제키엘의 행위 가운데 하나인 ‘유배 짐’을 언급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불충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이스라엘에게 경고하시면서, 그들이 다시 계약에 충실하도록 에제키엘을 ‘이스라엘 집안을 위한 예표’로 쓰십니다. 에제키엘은 이 불충의 결과 가운데 하나로, 유배 짐을 싸서 어두울 때 도시를 떠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는 이스라엘이 하느님께, 그리고 그분과 맺은 계약에 충실하지 않는다면 그 땅에서 내쫓기게 되리라는 암시를 시각적으로 보여 준 것입니다.
사실 ‘예표’란 어떤 중요한 면을 쉽게 이해하고 파악하게 하는 ‘무엇’입니다. 이스라엘은 볼 눈이 있어도 보지 않고, 들을 귀가 있어도 듣지 않기에 하느님께서 주시는 예표, 곧 행동으로 보일 예언자가 필요한 것입니다. 예언자는 하느님께 명령을 받은 대로 반드시 실행해야 하고 이를 지켜본 이들은 변화하는 반응을 보여야만 합니다.
오늘 복음은 용서에 관한 규범입니다. 먼저 수도 없이 용서하라는 용서의 빈도를, 다음으로 하느님께 엄청난 용서를 받았으니 동료의 작은 허물을 용서하라는 용서의 당위성을 ‘매정한 종의 비유’로 알려 줍니다. 물론 이 비유에 나오는 임금은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종은 매정한 인간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하느님께서 먼저 무한한 자비를 베푸셨으니, 우리도 형제들을 용서하며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비유 속 매정한 종처럼 그 어떤 변화도 없이 옹졸하기만 하면, 그 인생이 어두워질 무렵 유배 짐을 싸서 어깨에 메고 이 세상에서 쫓겨날 것입니다. 결국 예표이든 비유이든 주님께서 기회를 주실 때 깨닫고 변해야 합니다.
(박기석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