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8월 14일 금요일
[홍]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성인은 1894년 폴란드 즈둔스카볼라에서 태어났다. 열네 살에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입회하여, 1917년 성모 신심 단체인 ‘성모 기사회’를 설립하였다. 이듬해 로마에서 사제품을 받은 콜베 신부는 평생을 선교사로 살아가다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였을 때 체포되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혔다. 그곳에서 수감자 한 명이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수용소에서는 한 명이 탈출하면 열 명을 지목하여 처형하는 규칙이 있었다. 이에 따라 지목된 열 명 가운데 한 사람이 자기에게는 가족이 있다며 울부짖자 콜베 신부가 그를 대신하겠다며 나섰다. 결국 콜베 신부는 다른 아홉 명과 함께 굶겨 죽이는 아사형을 받고 1941년 지하 감방에 갇혀 세상을 떠났다. 1982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그를 ‘자비의 순교자’라 부르며 시성하였다.
입당송 마태 25,34.40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주님께서는 예루살렘에게 자기가 저지른 역겨운 짓들을 알려 주라고 에제키엘 예언자에게 말씀하신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아내를 버려도 되냐는 물음에,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내가 너에게 베푼 영화로 네 아름다움이 완전하였다. 그런데 너는 불륜을 저질렀다.>16,1-15.60.63
16,59ㄴ-63
화답송이사 12,2-3.4ㄴㄷㄹ.5-6(◎ 1ㄹ 참조)
복음 환호송1테살 2,13 참조
복음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너희가 아내를 버리는 것을 허락하였다. 처음부터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19,3-12
예물 기도
영성체송 요한 15,13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조선 시대에는 남성만이 이혼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습니다. 시부모에게 순종하지 아니하는 것, 자식을 낳지 못하는 것, 행실이 음탕한 것, 질투하는 것, 나쁜 병이 있는 것, 말이 많은 것, 도둑질하는 것, 곧 칠거지악으로 불리는 일곱 가지 항목은 부인을 쫓아낼 수 있는 명분을 뜻하였습니다. 그러나 ‘삼불거’라고 하는 ‘여성 보호’ 조항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칠거지악을 저지른 아내라도 버리지 말아야 할 세 가지 경우로, 돌아가서 의지할 데가 없거나, 부모의 삼년상을 함께 치렀거나, 가난할 때 같이 고생하다가 뒤에 부귀하게 된 경우를 말합니다. 그러나 삼불거는 실제로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탈출기에 나오는 십계명에는 이혼을 허락하는 계명이 없습니다. 오히려 간음과 이웃의 아내를 탐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시비 거는 이혼장에 대한 규정은 신명기(24,1-4 참조)에 나옵니다. 사실 신명기의 이 규정은 무엇보다 사회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남편이 함부로 이혼할 수 있는 명분이나 권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이유로 부인을 함부로 내쫓는 것을 막으려는 데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산상 설교에서 아내를 버려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선언하셨습니다(마태 5―7장 참조). 율법을 없애러 오신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오신 예수님께서, 창조주 하느님의 처음 의도대로 남녀의 결합이 가지는 존엄성을 회복시키고자 말씀하신 것이 오늘의 복음입니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불교에서는 수백 겁의 인연이 쌓여야 비로소 부부의 인연이 맺어진다는데, 예수님의 혼인 선언이야말로 부부가 영원히 간직해야 할 큰 계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박기석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