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8월 23일 일요일
[녹] 연중 제21주일
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21주일입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지혜의 샘이신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베드로 사도의 겸손한 증언으로 우리 믿음의 기초를 놓으셨습니다. 모든 이에게 성령의 빛을 비추시어, 나자렛 예수님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알아 뵙고 살아 있는 돌이 되어 교회를 이루게 하시는 하느님을 찬양합시다.
입당송 시편 86(85),1-3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께서 궁궐의 시종장 세브나를 내쫓으시고 힐키야의 아들 엘야킴에게 그의 권력을 넘겨주시리라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정녕 깊다며, 만물이 그분에게서 나와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나아간다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고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나는 다윗 집안의 열쇠를 그의 어깨 위에 메어 주리라.>22,19-23
화답송시편 138(137),1과 2ㄴ.2ㄱㄷ과 3.6과 8ㄴㄷ(◎ 8ㄴㄷ 참조)
제2독서
<만물이 그분에게서 나와,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나아갑니다.>11,33-36
복음 환호송마태 16,18 참조
복음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16,13-20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전능하신 주님, 하늘 나라의 열쇠를 받은 주님의 교회를 살펴 주시어,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며, 세상 안에서 봉사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2. 공직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의로우신 주님, 공직자들을 주님의 빛으로 이끌어 주시어, 그들이 공적 신분과 직무를 올바로 깨닫고, 나라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위하여 힘쓰게 하소서.
3. 바다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모든 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통치자이신 주님, 선원과 어부와 그 가족 모두를 도와주시어, 그들을 세찬 바람과 높은 파도 속에서 지켜 주시고, 주님께 의지하며 평안을 얻게 하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의 주님, 지역 사회에서 일하는 많은 이들에게 지혜와 사랑의 은총을 주시어, 지역 사회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하여 모든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봉사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8 : 삼위의 일치와 교회의 일치>영성체송 시편 104(103),13-15 참조
요한 6,54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이 고백을 할 수 있게 이끌어 주시는 분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이십니다. 만물은 그분에게서 나와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베드로라는 든든한 반석 위에 교회를 세워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우리의 믿음을 굳건히 다집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질문하십니다. 제자들은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예언자”라고 답을 드립니다. 명칭은 각기 다르나 공통점이 있는데, 하느님의 심판을 선포하고 세상 마지막 날을 예고하는 인물들이라는 것입니다. 이 대답에서 당시 사람들이 예수님을 어떻게 생각하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생각을 물으십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베드로가 답합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렇습니다. 제자들에게 연이어 질문하시는 예수님과 정답이 된 베드로의 신앙 고백 때문에 마음과 마음으로 미소가 번집니다.
어느 날 부처님이 제자들을 영산에 모이게 합니다. 그리고 한마디 말씀도 없이 연꽃 한 송이를 손가락 끝으로 잡은 채 제자들에게 보입니다. 다들 그 뜻을 알지 못하여 말 없이 스승의 손가락 끝에 들린 꽃만 보는데, 그 가운데 ‘가섭’만이 그 뜻을 깨닫고 빙그레 미소 짓습니다. 그래서 이를 ‘염화미소’라 하고, ‘이심전심’이라고도 합니다. 부처님이 돌아가신 뒤에 법을 가섭에게 맡겼는데 마음으로써 마음을 전했다고 하여 생긴 말입니다.
그동안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시고, 기적을 통하여 그 의미를 밝혀 주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당신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셨던 것입니다. 이때 베드로의 대답은 가섭의 미소처럼 완벽하였고, 베드로가 받은 하늘 나라의 열쇠는 가섭이 부처님에게 받은 법처럼 하늘의 뜻을 땅에 이루게 하는 도구였습니다.
제2독서인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은 베드로가 예수님에게서 받은 하늘 나라의 열쇠가 얼마나 큰 것인지 미루어 짐작하게 합니다.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정녕 깊습니다. 그분의 판단은 얼마나 헤아리기 어렵고 그분의 길은 얼마나 알아내기 어렵습니까? 누가 주님의 생각을 안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누가 그분의 조언자가 된 적이 있습니까?”
(박기석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