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6일 금요일
[녹] 연중 제28주간 금요일 또는
[백] 성녀 헤드비제스 수도자 또는
[백] 성녀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 동정
입당송 시편 130(129),3-4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여러분을 위한 구원의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 안에서 믿게 되었을 때, 여러분은 약속된 성령의 인장을 받았다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라며, 하느님을 두려워하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우리가 이미 그리스도께 희망을 두었고 여러분도 성령의 인장을 받았습니다.>1,11-14
화답송시편 33(32),1-2.4-5.12-13(◎ 12ㄴ 참조)
복음 환호송시편 33(32),22
복음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12,1-7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34(33),11
1요한 3,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손오공이 온갖 법술을 익혀 소란을 피우자 부처님은 그를 붙잡아 “내 손바닥을 벗어나면 소원을 들어주고 그렇지 못하면 벌을 주겠다.” 말합니다. 이에 손오공은 의기양양하게 근두운을 타고 날아 구름 위에까지 올라갑니다. 그리고 신나게 달려 우주의 맨 끝자락이라고 여겨지는 곳에 있는 기둥에 ‘손오공 다녀가다.’라고 쓰고서는 부처님한테 돌아와 자랑하였습니다. 그런데 웬걸, 자기가 쓴 글씨가 부처님 손가락에 쓰여 있었습니다. 수만 리를 날았건만 부처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한 것입니다.
제게서 손오공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하느님 앞에서 뛰어 보았자 그분 손바닥 안에 있고, 하느님 앞에서 숨어 보았자 그분 손바닥 안에 있을 뿐입니다. 대중가요 가운데 “아름다운 구속”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사랑에 빠진 자신의 모습이 연인에게 구속당한 것이나 다름없지만, 이 구속이 자신에게는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노래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구속당하는 것도 답답하고 무서운 구속이 아니라, 아름답고 든든한 구속입니다. 시편 저자의 고백처럼 그분께서 죄악을 살피신다면, 누가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130[129],3 참조) 그러나 그분께서는 우리 각자를 사랑으로 살피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의 자비에 ‘아름다운 구속’을 당한 우리에게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참새 다섯 마리가 두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하느님께서 잊지 않으신다. 더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이 말씀에 따라 세상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께 온전히 우리 자신을 맡기고 위선과 불의에 당당히 맞서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