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6일 목요일
[녹] 연중 제34주간 목요일
입당송 시편 85(84),9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요한 사도는, 대바빌론이 무너졌다는 천사의 소리와 하느님의 심판은 참되고 의로우시다는 소리를 듣는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이 적군에 포위되는 징벌의 날에, 사람의 아들이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무너졌다, 대바빌론이!>18,1-2.21-23; 19,1-3.9ㄱㄴ
화답송시편 100(99),1-2.3.4.5(◎ 묵시 19,9ㄴ)
복음 환호송루카 21,28 참조
복음
<예루살렘은 다른 민족들의 시대가 다 찰 때까지 그들에게 짓밟힐 것이다.>21,20-28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17(116),1-2
마태 28,20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예루살렘의 성전은 두 번 파괴됩니다. 기원전 8세기 바빌론에 의해서, 그리고 기원후 70년 로마에 의해서입니다. 성전이 파괴된 사건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큰 충격이었기에, 이를 계기로 하느님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고 자신들의 죄를 성찰합니다. 요한 묵시록은 이 두 사건을 마치 하나의 사건처럼 연결합니다. 시대적으로 요한 묵시록에서는 로마가 성전을 파괴한 사건을 나타내려고 ‘바빌론’이라는 명칭을 사용합니다. 묵시록은 예루살렘의 멸망을 아주 자세하게 묘사합니다. 마치 그 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전하는 말처럼 들립니다.
예루살렘의 멸망은 사람들에게 종말을 떠올리게 할 만큼 두려운 일이었습니다. 전쟁으로 많은 이들이 죽어 나가며 포로가 되고 삶의 터전은 무너집니다. 전쟁을 피하기 힘든 임신한 여자들과 젖먹이가 딸린 여자들은 더 큰 고통을 받습니다. 성경은 이런 재난의 상황을 말하면서 백성들의 행동을 신앙 안에서 성찰합니다. 여기에는 하느님께서 아무 이유 없이 이런 재난을 허락하시지 않으실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합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 안에서 멸망의 이유를 찾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종말에 관한 말씀이 우리의 잘못이나 죄를 탓하기 위한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지금도 큰 사건들이 생기면 사람들은 ‘왜?’라고 질문합니다. 그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은 우리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면서 동시에 하느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종말이 모든 것의 끝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오늘 복음은 하느님께서 재난의 상황에서도 우리를 속량으로 이끄신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