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14일 월요일
[백]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
십자가의 요한 성인은 1542년 무렵 에스파냐 아빌라의 폰티베로스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매우 가난하였던 그는 가르멜 수도회에 입회하여 수도 생활을 하다가 사제가 되었다. 그 뒤 요한은 ‘아빌라의 성녀’로 잘 알려진 예수의 데레사 성녀와 함께 가르멜 수도회의 개혁을 추진하면서 영성 생활의 스승 역할을 하였다. 1591년 세상을 떠난 그는 1726년에 시성되었고, 1926년에 ‘교회 학자’로 선포되었다. 교회의 위대한 신비가인 십자가의 요한 성인이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가르멜의 산길』, 『어두운 밤』, 『영혼의 노래』 등은 영성 신학의 고전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입당송 갈라 6,14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발라암은 눈을 들어 지파별로 자리 잡은 이스라엘을 보며, 야곱에게서 별 하나가 솟고, 이스라엘에게서 왕홀이 일어난다고 하느님의 신탁을 선포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무슨 권한으로 성전에서 가르치느냐고 하는 이들에게, 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온 것인지 사람에게서 온 것인지 물으신다(복음).
제1독서
<야곱에게서 별 하나가 솟는다.>24,2-7.15-17
화답송시편 25(24),4-5ㄱㄴ.6과 7ㄴㄷ.8-9(◎ 4ㄴ)
복음 환호송시편 85(84),8
복음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21,23-27
예물 기도
감사송
<대림 감사송 1 : 그리스도의 두 차례 오심>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 비천한 인간으로 처음 오실 때에는
구약에 마련된 임무를 완수하시고
저희에게 영원한 구원의 길을 열어 주셨나이다.
그리고 빛나는 영광 중에 다시 오실 때에는
저희에게 반드시 상급을 주실 것이니
저희는 지금 깨어 그 약속을 기다리고 있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마태 16,24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발라암 예언자가 모압 임금 발락의 거듭된 청에 못 이겨 모압으로 길을 나서자 하느님께서 천사를 보내시어 그의 길을 막으십니다. 그래서 발라암은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을 발락의 뜻대로 저주하기보다는 하느님의 뜻대로 축복합니다. 오늘 독서에서 볼 수 있듯 발라암이 하느님께 받은 네 번째 신탁은 메시아 탄생의 환시입니다. “야곱에게서 별 하나가 솟고 이스라엘에게서 왕홀이 일어난다.”
발라암은 다른 예언자들 못지않게 하느님의 말씀에 충실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그의 삶은 주님을 향하지 않았습니다. 발라암의 권유 때문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프오르에서 우상 숭배에 빠졌고, 발락과 헤어진 뒤 미디안족과 함께 머물면서 이스라엘이 다시 우상 숭배에 빠졌기 때문입니다(민수 31,16 참조). 신약 성경에서 발라암이 돈 때문에 이스라엘을 위험에 빠뜨린 부정적인 인물로 소개되는 데에는 바로 이런 까닭이 있습니다(2베드 2,15; 유다 11; 묵시 2,14 참조).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고자 기꺼이 스스로를 내놓은 이들은 하느님을 대신하여 자신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난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드러내었습니다. 발라암도 하느님의 힘이 그의 모든 능력을 지배하였던 것이지, 그가 뛰어나서 하느님의 힘을 드러낸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성전 정화 사건 직후 예수님의 권한에 시비를 거는 종교 지도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의 권한이 하늘에서 온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의 것인지를 물으십니다. 자신의 안녕만을 위하여 돈과 권력을 따른다면 구원의 별도 볼 수 없고 정화의 세례도 받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자 자신을 기꺼이 버리는 가난한 마음만이 구원의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