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3월 09일 화요일
[자] 사순 제3주간 화요일
입당송 시편 17(16),6.8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아자르야는 주님의 자비를 거두지 말아 달라고 불 한가운데에 우뚝 서서 기도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자기 종들과 셈을 하려는 임금의 비유를 드시며,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저희의 부서진 영혼과 겸손해진 정신을 받아 주소서.>3,25.34-43
화답송시편 25(24),4-5ㄱㄴ.6과 7ㄴㄷ.8-9(◎ 6ㄴ 참조)
복음 환호송요엘 2,12-13 참조
복음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18,21-35
예물 기도
감사송
<사순 감사송 1 : 사순 시기의 영성적 의미>영성체송 시편 15(14),1-2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백성을 위한 기도
<자유로이 바칠 수 있다.>오늘의 묵상
강의 시간에 이런 질문을 던졌던 기억이 납니다. “본당에서 가장 작은 이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범위를 조금 좁혀서 다시 질문해 보았습니다. “본당 신부와 신자 가운데 누가 더 작은 이일까요?” 강의를 듣는 신자들은 자신들이 더 작은 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저의 생각은 다릅니다. 사제가 신자들보다 작은 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자들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야 하는 사람이 사제입니다. 자신보다 신자를 더 많이 생각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현실은 다를 수 있지만, 사제는 어떤 이들의 말처럼 갑이 아니라 을입니다.
우리는 자신이 약자이며 가장 작은 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덜 가졌고, 더 고생하고 있으며, 더 아프고 더 불행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은 자신만을 향하게 합니다. 그런 마음가짐은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사라지게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종들과 셈을 하는 임금은 자신보다 강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임금은 종들을 모두 약자라고 생각하기에 잘못을 하거나 주인의 명령을 어기더라도 가엾은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그런데 빚을 탕감받은 종은 자신에게 빚진 동료를 약자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더 큰 빚을 지고 있고, 임금에게 고초를 겪었기에 자신을 약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에게 빚진 동료를 괘씸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배은망덕한 채무자로만 생각합니다. 그에게 용서와 자비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자신이 받은 상처와 아픔, 힘겨운 인내와 고통만 있을 뿐입니다.
누군가를 용서하고 싶다면 누가 가장 작은 이인지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직 용서할 마음이 없다면 받은 것들을 생각해 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