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3월 20일 토요일
[자] 사순 제4주간 토요일
입당송 시편 18(17),5-7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예레미야 예언자는, 주님의 종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순한 어린양 같아 악인들의 음모를 알아차리지 못한다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을 체포하려는 이들에게 니코데모는, 예수님의 말을 먼저 들어 보고 하는 일을 알아보고 심판하자고 한다(복음).
제1독서
<저는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순한 어린양 같았습니다.>11,18-20
화답송시편 7,2-3.9ㄴㄷ-10.11-12(◎ 2ㄱ)
복음 환호송루카 8,15 참조
복음
<메시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없지 않은가?>7,40-53
예물 기도
감사송
<사순 감사송 1 : 사순 시기의 영성적 의미>영성체송 1베드 1,18-19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백성을 위한 기도
<자유로이 바칠 수 있다.>오늘의 묵상
아집과 고집, 이 두 가지야말로 사제가 되면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혼자 고민하고 생각하고 결정하고 선택하며, 혼자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좁은 생각에 갇혀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실수를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렇게 결정된 의견을 절대 바꾸지 않는 고집도 시간이 지날수록 삶의 자리를 차지해 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제가 되고 십여 년이 지난 지금, 아집과 고집은 이미 내 삶의 많은 부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첫 마음을 되새겨 봅니다. 그렇게 살아가지 말자며 다짐하였지만 삶 속에서 타협과 핑계로 그 다짐은 무참히 무너져 버립니다. 그러다가 그 현실에 너무 익숙해져 버려서 첫 마음과 반대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악습이 됩니다. 악습은 더이상 잘못을 잘못으로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굳어 버린 마음, 굳어 버린 시선, 굳어 버린 이해입니다. 성경에서는 이런 마음을 ‘완고한 마음’이라고 표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떤 분이신가?’라는 물음에 여러 대답이 나옵니다. 저마다 시선과 생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잡으려는 사람들은 성전 경비병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의 굳어 버린 시선과 마음으로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또한 니코데모의 의견도 무시합니다. 그들의 굳어 버린 마음과 시선은 결국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을 것입니다.
굳어 버린 마음과 시선인 ‘완고한 마음’으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을까요? 습관이 되어 버린 잘못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있을까요? 다시 우리를 바라볼 시간입니다. 굳어 버린 시선과 마음, 굳어 버린 생각과 행동은 없는지 반성하고 살피는 여유를 가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