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3월 19일 금요일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다윗 가문의 요셉은 갈릴래아의 나자렛에서 목수로 일하는 의로운 사람이었다(마태 13,55; 1,19 참조). 그는 같은 나자렛에 살고 있던 마리아와 약혼하였는데, 함께 살기도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예수님을 잉태한다. 이러한 사실을 몰랐던 요셉은 파혼하기로 작정하며 고뇌하지만, 천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뜻을 깨닫게 되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이로써 요셉 성인은 성가정의 수호자가 되어 예수님과 성모님을 보호하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였다. 또한 성인은 임종하는 이의 수호자며 거룩한 교회의 보호자다.
오늘 전례
▦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주님의 천사가 명한 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고 예수님을 기르는 일에 헌신한 의로운 요셉 성인을 기리고, 성인의 믿음과 덕을 본받기로 다짐하며 이 미사를 봉헌합시다.
입당송 루카 12,42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주님께서는, 다윗이 조상들과 함께 잠들게 될 때 뒤를 이를 후손을 일으켜 세우고 그의 나라를 튼튼하게 하겠다고 하신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아브라함이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많은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을 믿었다고 한다(제2독서). 요셉은 꿈에 주님의 천사가 말한 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인다(복음).
제1독서
<주 하느님께서 예수님께 조상 다윗의 왕좌를 주시리라(루카 1,32 참조).>7,4-5ㄴ.12-14ㄱ.16
화답송시편 89(88),2-3.4-5.27과 29(◎ 37ㄱ)
제2독서
<아브라함은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였습니다.>4,13.16-18.22
복음 환호송시편 84(83),5 참조
복음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1,16.18-21.24ㄱ
2,41-51ㄱ
예물 기도
감사송
<요셉 성인의 사명>영성체송 마태 25,21
영성체 후 묵상
▦ 아브라함은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주님의 약속을 믿었습니다. 요셉은 꿈에서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라는 주님의 천사의 말을 듣고 잠에서 깨어나 그대로 하였습니다. “약속은 믿음에 따라 이루어지고 은총으로 주어집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가 있습니다. 가족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한 친구입니다. 포기하고 싶을 때 함께 가자며 손을 잡아 주었고 슬퍼할 때 함께 울어 주었습니다. 기쁘고 행복하였던 환희의 순간에도, 아프고 힘들었던 고통의 순간에도, 어떤 것을 선택할지 갈등하고 고민하였던 결정의 순간에도 그 친구와 함께하였습니다. 서로 비슷한 점은 없지만 언제나 무엇이든 이해해 주고 자신의 의견보다 친구의 생각을 더 잘 알고 전달해 주는 사이, ‘벗’이라며 같은 길을 걸어가 주는 짝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우리를 부부 같다고 말합니다. 부부는 서로를 동반자, 반려자라 부릅니다. ‘함께 의지하며 짝을 이루고 같이 걸어가는 이’기 때문입니다. 창세기에서도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창세 2,24)라고 이야기합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꽃길뿐만 아니라 험난하고 어려운 가시밭길도 함께 걸어가는 이들입니다.
오늘 우리는 요셉 성인을 경축합니다. 요셉 성인은 성모님의 힘들고 어려운 여정에 언제나 함께하였기에 성인을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이라 합니다. 성인은 상대의 생각과 판단을 중요시하였습니다. 약혼자의 몸가짐을 의심하거나 따지지 않고, 믿어 주고 참아 주며 끝까지 함께 걸어갔습니다. 설명할 수 없고 이해도 되지 않는 일들을 참아 내며 가족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픔과 역경을 함께 이겨 냅니다. 그래서 소년 예수님께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사랑과 호의를 삶으로 가르쳐 주었습니다.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따르시는 고난의 길에 요셉 성인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인은 배필이신 마리아와 함께 아파하고 함께 예수님을 따랐을 것입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동반자가 되어 주어야 합니다. 함께 걸어 주고 짝이 되어 주는, 그래서 세상의 모든 사람이 비판하고 손가락질하더라도 이해해 주고 안아 주고 울어 주고 고민해 주는 누군가의 동반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 동반자의 손을 잡고 오늘도 한 걸음 걸어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