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5월 29일 토요일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오늘은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의 동료 순교 복자들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 124위 복자들은 103위 성인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순교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고 각 지역에서 현양되던 한국 천주교회의 초기 순교자들이다.
대표 순교자인 윤지충 복자의 순교일은 12월 8일이지만, 이날은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이다. 이 때문에 한국 교회는 그가 속한 전주교구의 순교자들이 많이 순교한 5월 29일을 기념일로 정하고 순교자 현양을 위하여 성대하게 지내도록 하였다. 한편 교구장의 재량에 따라 성 바오로 6세 교황 기념일도 선택하여 거행할 수 있게 하였다(주교회의 2019년 추계 정기 총회).
입당송
성인들의 영혼이 하늘에서 기뻐하네.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고, 그분을 사랑하여 피를 흘렸으니, 그리스도와 함께 끝없이 기뻐 춤추네.
이 성인들은 주님을 위하여 영광스럽게 피를 흘렸네. 살아서는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그분 따라 죽어서는 승리의 월계관을 받았네.
본기도
말씀의 초대
엘아자르는, 숭고하고 거룩한 법을 위하여 어떻게 기꺼이 그리고 고결하게 훌륭한 죽음을 맞이하는지 그 모범을 젊은이들에게 남기려고 한다고 이야기하고는 바로 형틀로 갔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나는 거룩한 법을 위하여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지 그 모범을 남기려고 합니다.>6,18.21.24-31
화답송시편 34(33),2-3.4-5.6-7.8-9(◎ 5ㄴ 참조)
복음 환호송야고 1,12
복음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12,24-26
예물 기도
거룩하신 아버지,
순교 성인들을 기억하며 드리는 이 예물을 받으시고
주님의 종인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이름을 찬미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순교자 감사송 1 : 순교자들의 증거와 모범>영성체송 루카 22,28-30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는 내가 시련을 겪는 동안 나와 함께 있었으니, 나는 너희에게 나라를 준다. 너희는 내 나라에서 내 식탁에 앉아 먹고 마시리라.
보라, 하느님 앞에 성인들이 받을 큰 상이 쌓여 있다. 그들은 그리스도를 위하여 죽었으니 영원히 살리라.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거룩한 순교자들에게 십자가의 오묘한 신비를 밝혀 주셨으니
저희가 이 제사로 힘을 얻고 언제나 그리스도와 하나 되어
교회 안에서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하여 일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죽어 가는 씨앗’을 통하여 추수철에 많은 결실을 내는 이야기는 복음서에 자주 나옵니다(마태 13,3-9; 마르 4,3-9 등 참조).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 번째 편지에서 이를 부활과 영원한 행복에 적용하여 말하고 있습니다(15,35-44 참조). 영원한 생명을 얻고자 목숨을 바쳐 많은 이에게 자신의 신앙을 증언한 순교자들의 모범은 ‘땅에 떨어져 죽고 많은 열매를 맺는 밀알’과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103위 순교 성인들과 오늘 기념하는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의 동료 순교자들은, 테르툴리아누스 교부가 말한 대로 ‘교회의 씨앗’임이 틀림없습니다. 순교자들은 박해자들의 온갖 회유와 궤변에도, “하늘과 땅, 천사와 사람, 그리고 모든 피조물의 창조자요 위대한 아버지이신”(5월 29일 성무일도, 독서 기도, 제2독서) 하느님을 결코 배신할 수 없음을 담대하게 밝히며, 죽음으로 자신의 신앙을 굳게 지켰습니다. 이렇게 그들은 주님께서 주시는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루카 21,15)로, 소중한 목숨을 바쳐 자신들의 신앙을 끝까지 증언하였습니다.
순교자들의 신앙 앞에서는 참으로 부끄러운 우리의 신앙입니다. 그러나 순교자들의 믿음을 통하여 우리도 이 세상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는 신앙인으로 살아가도록 용기를 가지고 우리의 신앙을 증언합시다.